2021년 45번째 영화
감독: 콘도 요시후미, 출연: 혼나 요코(시즈쿠), 타카하시 잇세이(세이지)
줄거리: 중학교 3학년 시즈쿠는 평소 책을 많이 읽는 소녀이다. 여름방학, 매번 도서카드에서 먼저 책을 빌려간 세이지란 이름을 발견하고 호기심을 갖는다. 어느 날 아버지의 도시락을 전해주러 가는 길. 지하철 안에서 혼자 탄 고양이를 보게 된다. 신기하게 여긴 시즈쿠는 고양이를 따라가다 골동품가게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주인 할아버지와 손자를 보게 된다. 그 손자는 다름 아닌 아마사와 세이지, 사춘기의 두 사람은 점차 서로의 사랑에 대해 알게 된다. 시즈쿠는 바이올린 장인을 자신의 장래로 확실히 정한 세이지를 보면서 자신의 꿈과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그 후 이탈리아 연수를 간 세이지가 돌아 올 때까지 작가가 되고자 도전해 보기로 하고 소설을 쓰게 된다.
나는 사실 지브리 만화를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봤더라도 스쳐 지나가는 정도여서 봤다고 말하기도 뭐한 정도였다. 그때 마침, 친구에게 이 작품을 추천받아 보게 되었다. 제목은 유치하게 느껴졌는데 영화를 보면서 나의 중고등학생 때의 모습도 생각났다.
작가가 꿈인 시즈쿠의 일상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것으로 시작된다. 책을 읽고, 읽고, 또 읽는다. 그만큼 책을 많이 읽어 수많은 도서카드에 자신의 이름을 적은 시즈쿠는 어느 날 도서카드에서 '세이지'라는 이름을 발견한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번! 그렇게 이름을 자주 보다보니 시즈쿠는 세이지라는 사람이 궁금해진다.
하루는 쇼코와의 약속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학교 벤치에 읽을 책을 두고온 게 생각났다. 쇼코를 먼저 보내고 책을 찾으러 갔는데 웬 걸, 한 소년이 시즈쿠의 책을 읽고 있었다. 책 사이에는 시즈쿠가 지은 노래 가사도 껴있었는데 소년은 그것을 보고 시즈쿠를 놀린다.
그렇게 둘의 인연이 끝나버릴 줄 알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시즈쿠는 도서 기증자의 이름에서도 '세이지'를 발견한다.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싶어 미치겠던 시즈쿠는 담당 선생님께 찾아가 세이지에 대해 묻는다. 선생님이 '세이지는 학부모회 활동을 했었고, 막내 아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시즈쿠에게 말한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막내 아들이 바로 세이지다. 도서 기증자는 바로 세이지의 할아버지였다. 자신이 상상하던 사람과 너무도 달라 충격먹는 시즈쿠다. 하지만 시즈쿠와 세이지는 점차 가까워진다. 시즈쿠가 어쩌다 발견한 멋진 골동품 가게에서 세이지는 바이올린 만드는 실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둘은 바이올린 연주를 하며 노래도 부르고, 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그렇게 하루하루 추억을 쌓다보니, 어느새 마음도 서로를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띠로리~세이지가 바이올린 제작 수습 교육을 위해 잠시 이탈리아로 떠난단다. 꿈을 향해 앞서나가는 세이지와는 달리 아무것에도 확신하지 못하는 자신을 시즈쿠는 원망하고 초라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내 곧, 시즈쿠는 세이지를 보며 자신의 꿈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기로 마음 먹는다.
3주 후, 시즈쿠는 뭔가 느낌이 이상해 새벽녘에 창문을 여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창밖으로 세이지가 보인다.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세이지는 시즈쿠의 이름을 부르고 싶어 마음속으로 되뇌었다는 고백을 한다. 시즈쿠도 나도 너무 보고싶었다며 고백을 한다. 둘은 세이지의 비밀 장소에서 일출을 보며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한다.
영화는 나에게 몽글몽글하면서 유치하면서 오글거리게 다가왔다. 그래도 이런 영화는 순수한 맛에 보는거라 희희 주인공들이 다들 너무 귀여웠다. 내 학창시절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도 시즈쿠처럼 꿈이 작가이다. 하지만, 나는 시즈쿠만큼의 노력도 해본 적이 없다. 나는 중학생보다도 못한 어른이다.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데. 정말 나는 한심하다!^^
나도 시즈쿠를 본받아 다시 한 번 나의 꿈에 대한 의지를 부여잡고 글을 계속 써나갈 것을 약속한다.
내 이야기를 잠시하자면 나도 누군가의 응원 덕분에 글을 계속 쓰고 있다. 진로를 고3에 정했다.쉽게 말하면 남들은 이미 도착 지점을 정해놓고 달려가고 있을 때에, 나는 도착 지점밖에 정해 놓지 못한 것이다. 물론 그 전에 공부를 하긴 했었다. 무엇을 할 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주위 사람들은 내 꿈을 응원해준다고는 했지만 정작 나에게 진정으로 응원이 되는 사람들은 없었다. 불편했고, 부담이 되었다. 그렇게 내 꿈에 대한 확신이 점점 떨어질 때, 고3 담임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너는 참 성실해. 마음도 따뜻하고. 너에게는 글을 쓰는 재주도 있단다. 그래서 선생님은 너가 계속 글을 썼으면 좋겠다.' 상담중이었는데 이 말에 너무 감동을 받아 울 뻔했다. 나한테 여태까지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은 없었는데...어안이 벙벙했다. 나는 아직도 이 말을 생각한다. 꿈에 대한 불안한 생각들이 덮칠 때마다 말이다. 나를 잡아준 선생님께 참 감사하다. 선생님, 덕분에 아직 글 쓰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나는 첫사랑도 있었다. 나는 한 사람을 좋아하면 꽤 길게 좋아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한 친구를 7년 정도 좋아했는데, 잘 되지는 못했다. 고백이라는 것을 했기 때문에 후회는 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련이 남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좋아했던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이 친구는 아직 다 지우지 못했다. 아마 못 지울 것 같다. 이제는 그저 추억 속에 숨 쉬겠지. 그래도 이 친구 덕분에 학교 생활이 즐거웠다, 정말. 이런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사람이었고, 진짜진짜 소중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가끔 생각이 나는데 좋은 추억뿐이다.
아무튼 오늘은 내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때 그 시절의 고민과 순수함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