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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Oct 22. 2023

지브리 최애작 다섯

그어살 내게 와요

'그어살' 개봉을 기념하여 써보는 글. (짝짝짝)(그어살 보러 가자...) 영화 좋아하는 주제에 편식하면 안되는데 나는 스무 살이 되기 전까지도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았다. '그리 당기지 않아서'라는 이유를 대며 '사실은 보기 힘든 시큼한 오글거림 때문이야'라는 진짜 이유를 뒤로 숨겼다. 일반화만큼 무서운 것도 없는데 말이지. 시작은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이었다. 정식 개봉 당시 다른 영화를 본 덕에 스크린 관람을 놓치고는 한참 뒤 집에서 감상하였다. 미쳤나. 여태 이걸 안 보고 뭐 했지...싶었다. 나는 이렇게나 팔랑거렸다. 모쪼록 그 뒤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하나 둘 섭취(?)하게 되었다는 후문~마침 넷플릭스에 지브리 작품도 들어오고 있겠다~모든 게 딱인 타이밍이었지 ㅎㅎ아직 몇 작품이 남아있지만 우선은 본 것들 중에서 선정해보았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제외, 순서는 순위와 상관 없다)

1. 이웃집 토토로: 센치행 성공 후, 기쁜 마음으로 재생했지 ㅎㅎ 역시나 성공적이었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 토토로를 귀엽기만 한 아이로 알고 있었는데 아니구나.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내리는 너는 튼튼한 수호천사 같기도 하다. 사람들에게 토토로는 어떤 존재로 남아있는지 물어보고 싶어졌다. 플롯은 단순한데 그 안에 스민 따뜻함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코코아 마시면서 보고 싶다~

2. 가구야 공주 이야기: 지혜로운 인물이 나오는 설화. 기억하기론 이 작품으로 지브리에 입문했는데 입문작으로 딱이었다. 센치행보다 담백한 어드벤처 영웅 성장담. 작화도 보들보들 아름답다. 이야기를 가로지르는 '결혼'은 가구야 공주를 가로막지 못한다. 달에서 온 신성한 존재는 더 큰 뜻을 품고 나아간다. 쓰다보니 다시 보고 싶어지네.

3. 바다가 들린다: 첫사랑이 생각나는 영화. 그때의 우리는 서툴러 툴툴댔고 말 한마디 섞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불편한 마음들이 좋아한다는 증거인지도 모르고. 동창회에서 회포를 풀던 장면이 왜 이리 좋던지...다 끝나지도, 끝난 것도 아닌 상황이 자아내는 의외로 시끌하다. 타쿠와 리카코가 지하철을 사이에 두고 재회한 장면도 마음에 든다. 조만간 다시 봐야겠다. <귀를 기울이면>, <추억은 방울방울>과 결을 같이 한다.

4.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생각보다 맞지 않았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고 바로 다음 편으로 택한 영화. 센치행도 하울만큼 명성이 자자했기에 안 맞으면 어쩌지...하는 걱정을 잔뜩 갖고 재생했는데...이게 웬 걸 어드벤처 성장물 그 자체라 사랑하게 됨❤️저 세계 존재들과도 친구과 되고 모든 소동을 겪고 터널 밖을 빠져나온 센은 더이상 이전의 센이 아니다. 이 모든 걸 겪은 센이다. 이미지로 첨부한 장면을 참 좋아한다. 방울마다 맺힌 사랑.

5.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부동의 1위. 극초반에 봤음에도 새록새록 기억난다. 블랙코미디 요소도 포함하고 있어 블랙코미디를 좋아하는 나에게 딱이었던 영화다. 이게 꼬는 맛도 있지만, 씁쓸한 웃음 맛도 톡톡히 안겨주거든. 이 영화를 보고 세상 사람들은 모두 옷 입는 너구리가 아닌가 하는 상상을 여러 번 했었다. 그렇다면 나도? 비슷한 결의 영화로 <갓파쿠와 여름방학을>이 있다. 엔딩크레딧 장면..다시 봐도 눈물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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