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0번째 영화
감독: 이동은, 출연: 배종옥(미경), 이원근(용준), 지윤호(수현)
줄거리: 고3 아들 수현을 키우며 남편과 떨어져 사는 미경. 수현은 엄마에게 그리 살가운 편은 아니지만 착한 아들이다. 어느 날 수현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 용준을 데리고 와 함께 지내게 된다. 용준은 말수가 적고 어두운 표정의 청년이다. 몇 년 후, 군에서 제대한 수현은 용준과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 사고를 당해 중태에 빠진다. 식물인간이 된 아들 수현의 투병생활을 곁에서 지키는 미경은 혼자만 멀쩡히 돌아 온 용준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수현과 용준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미경은 용준 몰래 아들 수현과 함께 자취를 감춘다. 홀로 남은 용준은 수현과 미경을 찾아헤맨다.
온통 반가운 배우들 투성이였다. 종옥 배우랑 지원 배우, 정연 배우는 요즘 자주 접해서 반갑고, 윤호 배우와 원근 배우는 정말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다. 두 분 얼른 차기작에서 뵐 수 있길!
영화를 보면서 불편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좋았던 부분이 훨씬 많았다. 어떤 사건이 있고 나서의 일들과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도 좋았고, 주로 엄마의 시선(제 3자)으로 인물들을 바라보는 것이 색달랐다. 엄청나게 스펙터클한 사건 하나 없어 심심할 수 있는데 나는 차라리 잔잔하게 흐르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잔잔하게 흐르는 사이사이에서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힘들어하고 견딘다. 이 부분을 인물마다 현실적으로 보여줘서 흥미로웠다. 나는 무엇보다 엔딩씬이 마음에 들었는데 세 인물이 누워있는 구도가 재밌었다. 실제로 세 인물의 관계가 그렇기도 했고.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보고싶다.
아, 그리고 이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보여준다. 처음엔 끊기는 것 같아서 싫었는데 보다 보니 봐졌다.
틱틱거리지만 착한 아들 수현이 '용준'이라는 친구를 데리고 온다. 용준은 엄마가 돌아가시고 형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학교를 다녀야 했기 때문에 거처를 옮겨야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잠시 용준의 집에 머무르게 된다. 생전 친구 하나를 한 번 데리고 오지 않던 아들 수현이 미경의 눈에는 신기하면서도 대견해보인다. 통 말이 없는 수현과는 달리 싹싹하고 사글사글한 용준 덕에 집안 분위기가 밝아진다. 그렇게 용준과 함께 살면서 수현과 미경의 일상에도 점점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하지만, 지금은 전처럼 지낼 수가 없다. 수현과 용준이 바다로 여행을 다녀오다 사고가 난 것이다. 용준은 몸을 다친 게 전부였지만, 수현은 식물인간 상태이다. 수현이 깨어나지 못한 것도 속상한데,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캠코더를 보고 미경은 충격을 받는다. 수현과 용준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미경은 수현과 용준을 떼어 놓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매일같이 찾아오는 용준을 막을 수는 없었다. 용준은 미경이 내준 병원비를 갚기 위해 몸을 팔았고, 자신때문에 용준이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매일 병원에 왔던 것이다. 그 모습이 고맙기도 하고 안쓰러워서 용준이 병원에서 함께 지내는 것을 허락한다. 얼굴 보며 함께 지내다보니, 예전 같은 사이로 돌아왔고, 미경은 용준과 수현의 관계 또한 받아들이기로 한다. 얼마 안 가, 수현이 깨어나고, 수현과 용준은 재회한다.
6개월 후, 셋은 어딘가로 여행을 떠난다. 술을 마시며 장난을 치는 게 꼭 예전 모습 같다. 술에 취해 자는 미경을 보다 수현과 용준은 서로의 속마음을 주고 받는다. 조금 이따, 자는 미경과 용준의 사이로 수현이 살며시 누우며 영화가 끝난다.
마지막 장면이 너무 좋았는데, 롱테이크라서 여운이 심하게 남았다. 주관적인 해석이라 확실하지 않지만 '사랑'을 나타내려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조금 다른 마음이라고 해두고 싶다. 가운데에 누운 수현이 미경 쪽으로 아예 돌아 누워 미경이 누운 자세와 똑같이 하고 미경을 바라본다. 하지만, 다시 정자세로 누워 수현을 볼 때에는 고개만 슬쩍 돌려 볼 뿐이었다. 눈빛부터가 달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경에게는 정말 사랑이 넘치는 눈빛이었는데, 용준에게는 뭔가 미안한 느낌으로 바라보는 것 같았다. 뒤이어 수현은 눈을 감는다. 이제 계절이 바뀌었다. 내가 만약 미경의 입장이었다면 미경처럼 행동했을 것이다. 자식에게 동성의 애인이 있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자식에게 그냥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인데 단번에 오케이를 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왜 어려울 것 같은 지. 난 아직 어른이 되기엔 작은 그릇이다. 생각이 보글보글 많아지는 영화다. 미경도, 수현도, 용준도 너무 고생했다. 봄이 되었으니, 이제 그것을 음미하기를.
흑 그나저나 원근 배우,,,멜로 찍어줘요♥하 진짜 그렁그렁한 눈빛 보고 이 할미가 지켜주고 싶었다구..울리고 싶다구...♥윤호 배우는 치인트에서 스토커로 봤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런 연기도 되는 구나 싶다. 더 많은 작품에서 뵙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