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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Dec 05. 2023

부모도 자랄 시간이 필요하다,<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2023년 86번째 영화

제목: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like father, like son)

감독, 작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후쿠야마 마사하루(료타), 오노 마치코(미도리), 마키 요코(유카리), 릴리 프랭키(유다이), 니노미야 케이타(케이타), 황 쇼겐(류세이)

줄거리자신을 닮은 똑똑한 아들,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내와 함께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는 성공한 비즈니스맨 료타는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6년 간 키운 아들이 자신의 친자가 아니고 병원에서 바뀐 아이라는 것. 료타는 삶의 방식이 너무나도 다른 친자의 가족들을 만나고 자신과 아들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고민과 갈등에 빠지게 되는데…


내일부터 고레에다 감독전을 하는데 상영하는 여섯 작품 중 두 작품을 못 봤다. 넷플에 없으면 보러 가야지~했는데 두 작품 다 있는 허허...그 중 하나인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오늘 보았다.

건축 회사에서 최상의 커리어를 쌓으며 풍족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료타. 다재다능한 아들과 사랑스러운 아내는 그에게 더 할 나위 없는 보물이다.

어느 날, 케이타를 낳은 병원으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할 이야기가 있으니 병원으로 오라는. 가서 들은 소식은 청천벽력이었다. "아이가 바뀌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바뀐 것은 맞단다. 혹시 모르니 유전자를 채취해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린다. 일치하지 않았다. 며칠 후, 진짜 나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를 만난다. 두 가족은 아이들의 사진을 찬찬히 본다. 병원은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결정을 내릴 것을 요청하고 이런 경우 백 프로 '교환'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대면을 마치고 나가는 길, 료타의 차는 근사한 승용차이고 유다이의 차는 세탁소 차다.

다음 대면에서는 아이들도 데리고 왔다. 유다이가 음료수 살 돈도 없어 끙끙대자 료타가 값을 내겠다고 한다. 극구 말리는 유다이. 료타는 깊은 생각에 빠진다. 결론은 '두 아이 다 내가 키우자'. 유다이 가족의 형편이 좋지 않은 것을 알고 내린 결정인데 쉽게 말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다 유다이가 형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료타가 불쑥 이야기를 꺼내버린다. 딩~머리통 맞은 료타. 어려워보이니 내가 다 키우겠다는데 뭐가 잘못 됐나 싶다.

병원의 말대로 아이를 바꾸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우선은 바꾸는데...아이들이 쉽게 적응을 하지 못한다. 특히 료타네 집으로 간 류세이가. 젓가락질 똑바로 해라, 게임은 30분만, 매일 피아노 연습...류세이는 누려본 적 없는, 꽉 막힌 계획이다. 일단 따르기는 하는데 엇나가기 일쑤다. 하루는 망가진 카메라를 료타에게 고쳐달라고 부탁했는데 고치지 못하는 료타가 카메라를 돌려주자 '파파'집에 갈 때 가져가겠다고 한다. 료타는 이제 그 집엔 더 이상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케이타도 헛헛하긴 마찬가지지만, 유카리가 꼬옥 안으며 달래준다. 

하루는 류세이가 창밖을 바라보다 연날리기를 하는 아이들을 본다. 유다이 네 살 때 자주 하던 놀이라 갑자기 하고 싶어졌다. 가족들도 보고 싶고 하니 엄마가 자는 틈을 타 바깥에 나간다. 개찰구를 통과하는 어른을 따라 슬쩍 통과~류세이는 무사히 파파네 집에 도착한다. 소식을 들은 료타는 류세이를 데리러 온다. 집으로 가면서 자신이 가족에 얼마나 무심했는지를 깨닫는다. 이후, 류세이랑 자주 놀아주며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키운 정에 자꾸 발목이 잡힌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류세이의 집으로 향하는 료타 가족. 료타는 상처 받았을 케이타를 보며 산책로를 쭉 걷는다. 끝에서 만난 둘. 료타는 케이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집으로 돌아온 둘,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다른 가족들. 함께 류세이의 집으로 들어가며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 왜 진작 안 본 거여....료타랑 케이타가 산책로 쭉 걷는 장면 순간 울컥해서 눈물 흐를 뻔 했다. 영화 초반만 해도 철 없던 료타였는데 아이들을 통해 성장하는 게 보여서 좋았다.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면 그건 아이가 아닐까 싶다. 아이들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어리지 않고 솔직하고 모르는 거 빼고 다 안다. 인간이기에 감정도 있고(그 감정의 폭도 넓다)...아무렇지 않아 한다고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라는 것을 어른들은 알아야 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정상가족을 탈피하고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제시해준 고레에다 감독님. 요즘같이 변화하는 시대에 어울리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마구 든다. 이러 이러한 관계도 가족으로 이어질 수 있구나를 매번 느끼게 해준다. 덕분에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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