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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Dec 07. 2023

사랑을 쫓은 길 끝에 내가 있어,<헤드윅>

2023년 87번째 영화

제목: 헤드윅(hedwig and the angry inch)

감독, 작가: 존 카메론 미첼, 출연: 존 카메론 미첼(헤드윅 로빈슨, 한셀), 미리암 쇼어(미츠학), 마이클 피트(토미 노시스)

줄거리세계적인 록스타 ‘토미’의 공연을 쫓아 변두리 바를 전전하며 미행 투어를 펼치는 ‘헤드윅’과 ‘앵그리 인치’ 밴드. 과거 ‘토미’와 애틋한 사랑을 나눴던 그녀는 배신당한 것도 모자라 자신의 전부와도 같았던 음악마저 그에게 빼앗긴다. 불행했던 유년시절부터 실패한 사랑까지… 자신의 기구한 삶과 잃어버린 반쪽을 위해 노래하는 그녀. 과연 그녀는 진실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뮤지컬은 익히 들었지만 관심이 생긴 건 <디피 2> 때문이었다. 니나가 'wig in a box'를 불렀는데 너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인 줄 알았는데 헤드윅 삽입곡이라고 했다. 오?! 그럼 헤드윅을 봐야지 했는데 재개봉을 했네. 볼까 말까 엄청 고민하다 본 눈 하기로 했다.

1. 헤드윅은 성소수자다: 부모의 방임 아래에서 자란 한셀. 쓰러진 더미에 옷을 다 벗고 누워있던 날. 한 남자가 다가와 구미베어를 잔뜩 주었다. 헤드윅은 구미베어를 좋아한다. 둘은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결혼은 동독에서 올리기로 하는데 동성결혼이 허락되지 않아 헤드윅이 여성이 되기로 한다. 때문에 성기를 떼게 되는데 수술이 잘못돼 성기의 일부가 남게 된다.(영화에선 1센치의 살이라고 표현된다.) 남자라 하기에도 여자라 부르기에도 애매한 헤드윅. 여기에 장벽이 무너지자 남편은 헤드윅의 곁을 떠난다. 


2. 헤드윅은 토미를 만난다: 헤드윅은 유명 가수 '토미 노시스'가 자신의 곡들을 표절했다고 주장한다. 헤드윅과 토미 노시스는 평범하지 않은 기회로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 부모님의 반대로 꿈이 막힌 토미를 돕기 위해 헤드윅은 기타를 알려주고 락 창법을 알려주는 등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토미 역시 떠난다. 여자라 알고 있던 헤드윅에게 성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후로 헤드윅은 토미를 따라다니며 그를 훼방놓을 생각을 한다. 아, '토미 노시스' 또한 헤드윅이 지어준 이름이다. 둘은 토미의 투어 중 다시 재회하지만 그날 저녁 사고가 났고 스캔들이 날 것을 우려한 토미가 모른 척을 해버린다.


영화가 1시간 반 동안 정신없이 몰아치는데 들어갈 내용은 다 있어서 괜찮았다. 헤드윅의 유년 시절, 외로움, 공허함, 사랑, 마지막엔 내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까지. 자신 한 사람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미츠학에게까지 간 것이라 좋았다. 헤드윅은 자신도 미츠학도 받아들이고 미츠학도 더 이상 자신을 부정하지 않는 쪽으로...wig in a box가 흐르던 장면도 마음에 들었다. 제일 락스럽지 않은 부분이라 그런가. 디피도 생각나면서 평화롭게 봤다. 곱씹는 게 조금 쓰긴 했지만.

존 카메론 미첼씨 이번에 처음 뵙는데(정확히 말하면 처음 뵌 건 아니고 <모어>에도 나오셨다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대 체질이시다. 노래도 시원시원 잘 부르시고 몸 털 때 ㅋㅋㅋㅋㅋㅋㅋ 와우 사람의 영역을 벗어난 듯 보였다. 가발이랑 화장이랑 옷들도 부담스럽지 않았고. 잘하는 거 잘해주신 덕에 재밌게 봤습니다~! 한 가지 부작용이 생겼다면 이제...뮤지컬이 보고 싶어졌다. 유튜브에서 배우들이 부른 거 보는데 더더 가고 싶어졌다. 죽기 전에 볼 수 있겠지. 진짜 꼭 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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