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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Dec 11. 2023

너 착한 놈인 거 아니까 이해하지?<복수는 나의 것>

2023년 17번째 재관람

제목: 복수는 나의 것(sympathy for mr.vengeance)

감독: 박찬욱, 작가: 박찬욱, 이무영, 이재순, 이종용, 출연: 송강호(동진), 신하균(류), 배두나(영미)

줄거리선천성 청각 장애인 류(신하균 분)에게 누나(임지은 분)는 유일한 가족이다.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누나는 병이 악화되어 신장을 이식하지 않으면 얼마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는다. 누나와 혈액형이 달라 이식 수술이 좌절된 류는 장기밀매단과 접촉해 자신의 신장과 전재산 천 만원을 넘겨주고 누나를 위한 신장을 받기로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사기로 드러나고. 그 때 병원으로부터 누나에게 적합한 신장을 찾아냈다는 전화가 걸려 온다. “천 만원 있다고 했지? 그거면 수술할 수 있어.” 수술 기회를 놓치게 되어 괴로워하는 류를 보고 그의 연인 영미(배두나 분)는 아이를 유괴하자고 제안한다. “딱 필요한 돈만 받고 돌려주는 거야. 이건 착한 유괴야...” 우연히 알게 된 중소기업체의 사장 동진(송강호 분)의 딸 유선(한보배 분)을 납치하는 류와 영미. 그러나 돈을 받은 날, 류의 유괴 사실을 안 누나가 자살하고 동진의 딸 유선도 우연한 사고로 강물에 빠져 죽는다. 회사 일에만 몰두해 이혼을 당하고 회사마저 어려워진 후 딸에게 생의 전부를 걸었던 동진은 딸의 죽음 앞에 복수를 결심한다. 누나를 잃은 류 역시 자신이 유괴를 택하게 한 장기밀매단에게 응징을 준비하는데. 꼬리에 꼬리를 무는 폭력, 점점 더 잔혹해지는 복수의 반전. 그들의 결말은?


오랜만에 이 영화. 처음 보고 심한 여운에 몸부림치다 오늘에서야 다시 보게 됐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영화지만 빠져나올지 못할까 미루게 되는 영화라고 정리하면 될까. 오늘 날씨하고 어울리는 축축한 영화라 바로 재생했다.

2차는 저번보다 괜찮아서 다행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어 그런 건가? 저번에는 '류'한테 몰입했거든. 그러다 '영미'한테 옮겨갔고. 최종적으로는 류 때문에 한 달 간 현생이 어려웠다. 뭘 해도 가슴이 찢어질 거 같은 게 네가 너무 안쓰러웠나보다. 그래서 이번에는 송강호 입장에 섰다. 이 사람은 왜 이렇게까지 했나 싶어서. 초반부터 입체적 캐릭터라고 생각한 게 밑에 직원들한테는 하대하지만 하나뿐인 딸에게는 죽고 못 살았다. 우리네 사람들이 다 그렇지 않은가. 일반적인 사람들은 꽤나 입체적이다. 한결같은 사람이 오히려 드물다. 아무튼 그런 딸이 사라졌으니, 후에는 죽어버렸으니 눈이 뒤집혔지. 류의 집에서 사진을 보고서 유괴범들이 나쁜 놈들은 아니구나, 류를 향해 칼을 꽂을까 말까 하다가도 망설였고...결국엔 아킬레스건을 두동강냈지만 말이다.(그 후 장면에서 사이코인가 생각도 했지만 사람이 돌면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부검 장면은 언제 봐도 재밌다. 딸 부검이랑 류 누나 부검이 있는데 표정으로 반응의 차이를 보여준다. 후자에선 하품까지 함. 뭐 아무튼 내가 동진이었어도 달려들고 볼 것 같다. 침이라도 뱉고 저주라도 퍼부었을 것임. 동진은 자신의 최후가 어떨지 알았을까? 사실 알았어도 몰랐어도 끝이 좋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악이 악을 물고 뜯고 이어지고....이제 동진에겐 똑같은 상처가 하나 더 생겼다. 똑같지만 새로운 상처가 오른 손에도 생겼다. 


좋았던 장면: 1. 업는/앞으로 매달리는 장면, 2. 엘리베이터에서 류가 죽은 영미의 손을 잡는 장면

1번은 이 사람들이 안고 갈 짐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평생 날 옥죌 무언가. 그것으로부터 해방되려면 복수를 해야한다고 생각했으려나. 하지만 복수는 그들을 점점 더 옥죄었다. 2번은 첫눈에선 소름끼친다고 느꼈던 장면인데 이번에는 로맨틱하게 느껴졌단 말이지. 류는 영미랑 그나마 말이 통하고 동업자이면서 사랑하는 사람이었는데 짐스러운 사람도 아니었고(매우 주관적) 이제 세상엔 내 편이 하나도 없으니 얼마나 절망적일까.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는 게 그가 할 일이었다면 너무 로맨틱이지.


(p.s 바로 전에 jsa를 보았더니 류와 동진 관계 적응이 안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북한군 동지였잖아요 우리~왜 죽고 못 살아요 둘 다 칼 내려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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