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7번째 영화
감독: 도로타 코비엘라, 휴 웰치맨, 출연: 더글러스 부스(아르망 룰랭), 시얼샤 로넌(마르그리트 가셰), 제롬 플린(닥터 가셰), 에이단 터너(뱃사공)
줄거리: 살아생전 단 한 점의 그림만을 팔았던 화가 ‘빈센트’의 죽음 후 1년. ‘아르망’은 그의 그림을 사랑했던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빈센트’가 마지막으로 살았던 장소로 찾아가 미스터리한 죽음을 추적해 나간다. ‘빈센트’를 그리워하는 여인 '마르그리트'. ‘빈센트’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봤던 ‘아들린’. ‘빈센트’의 비밀을 알고 있는 닥터 ‘폴 가셰’. ‘아르망’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인간 ‘빈센트’에 대해 몰랐던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되는데…
개봉 당시에는 학생이고, 관심이 없었던 영화라 스킵했던 영환데 재개봉한대서 보게 됐다. 중간에 조금 졸긴 했는데, 영화에 나온 사실들이 내가 처음 알게 된 사실들이라 신기했고, 무엇보다 고흐가 어떤 사람인 지 알 수 있게 돼서 좋았다. 좋았던 장면도 있었는데 마지막 장면이다. 하늘에 별이 떨어지고, 고흐가 남긴 편지를 읽어주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올 뻔했다. 엔딩 장면 덕분에 기억에 오래 남게 될 영화다. 아 그리고 이 영화는 유화로만 작업을 한 영화다. 10년 이상을 작업했다는데 반 고흐에 이 정도 정성이면 진심으로 반 고흐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틀림없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그래서 고흐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고흐가 죽고 1년 뒤, 고흐의 그림을 좋아했던 우체부 아버지의 부탁을 받은 아들 아르망은 툴툴거리며 고흐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그가 살았던 장소들에 찾아간다. (고흐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직도 타살이다, 자살이다 이야기가 많다.) 첫번째로는 고흐가 묵었던 호텔을 찾아가 아들린이라는 여자를 만난다. 아들린은 그에게 고흐는 매일 오랜 시간동안 그림을 그리고, 사람들과도 잘 지냈다고 말해준다. 고흐는 가셰라는 의사와 친했고, 배를 타고 나가 강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는 것을 덧붙인다. 그 길로 뱃사공을 만나러 간 아르망은 가셰의 딸 마르그리트와 고흐가 사랑하는 사이였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게다가 마르그리트는 매일 같이 고흐의 무덤에 꽃을 두고 간다고 한다. 마르그리트를 만난 룰랭은 뜻밖에 이야기를 듣는다. 자신과 고흐는 잘 모르는 사이였다고. 그러므로 사랑하는 사이도 아니었다고. 마르그리트는 고흐와 자신의 아버지가 친했던 것은 맞다고 했다. 하루는 가셰 박사와 고흐가 심하게 다툰 날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 내쫓기던 고흐를 외면한 마르그리트는 두고두고 그 일이 후회가 남았다고 말한다.
고흐가 죽은 자리에서 총이 발견됐는데, 그 총은 대체 어디서 난 것일까? 아르망은 총의 출처를 알기 위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러 다닌다. 가셰 박사의 가정부는 호텔 서랍에 총이 항상 있었다고 하고, 마들린은 장난꾸러기 재벌 소년에게서 총을 났다고 한다. 알 길이 없던 아르망은 마제리 박사를 찾아간다. 마제리 박사는 총의 조준 거리가 몸과 초근접했다면 관통했을 거라고 한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즉사하지 않고 며칠을 살다 죽었으니 자살이 아니라고 한다. 아르망은 이 모든 궁금증을 조금이라도 해소해줄 수 있는 사람이 가셰 박사라는 것을 확신한다. 며칠 후, 가셰 박사의 허락으로 둘은 만난다. 가셰와 고흐는 절친이 맞았다. 그러나, 박사는 예술을 하려다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고 그만두었다. 자신과 다르게 예술에 재능이 넘쳐 흐르는 고흐를 아꼈고 한편으로는 부러워했다. 그와 친하게 지내면서 가셰 박사는 그가 우울증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원래 우울증이라는 것은 웃다가도 슬퍼져 언제든 죽어버릴 수 있다는 병이라고 아르망에게 말한다. 그러면서 고흐의 동생인 테오의, 부인이 이리저리 흩어진 편지를 모아 책을 만든다는 이야기르 들었으니 이걸 부인에게 전해주라고 한다.
편지를 보낸 아르망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아버지에게로 돌아온다. 알아낸 것이 없어 허탈해하는 아르망에게 아버지는 편지 하나를 내민다. 고맙다는 답례로 테오의 부인에게서 온 또 다른 편지라고.
난 내 예술로 사람들을 어루만지고싶다.
그들이 이렇게 말하길 바란다.
마음이 깊은 사람이구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
언젠가는 내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
이 보잘 것 없고 별 볼일 없는 내가
마음에 품은 것들을.
내가 아는 주변 사람들은 반 고흐를 비운의 천재라고들 한다. 살면서 그림은 한 점밖에 팔지 못했고, 자신의 귀를 자른 정신병자라고.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들어왔기에 자연스럽게 반 고흐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영화는 이런 반 고흐도 반 고흐일 뿐이고, 저런 반 고흐도 반 고흐일 뿐이니 그를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나에게 속삭인다. 나는 이 영화를 봄으로써 반 고흐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들을 알았다고 그를 다 알았다고는 말 못하지만 그는 불쌍하고, 안타까운 사람이 아니라 정 많고 따뜻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흐가 남긴 편지처럼, 그가 그린 흐르는 푸른 하늘처럼 오늘도 나는 별빛을 생각한다. 반 고흐를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