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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Jun 30. 2021

복수를 대신 해드립니다.<모범택시>

2021년 3번째 드라마


제목: 모범택시

감독: 박준우, 출연: 이제훈(김도기), 이솜(강하나), 김의성(장성철), 표예진(안고은), 차지연(대모), 장혁진(최 주임), 배유람(박 주임), 유승목(조진우), 이유준(왕 수사관), 이호철(구 비서)

줄거리: “정의가 실종된 사회, 전화 한 통이면 오케이”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


최애 제훈 배우님이 나온다는 것만으로 너무너무 기대가 되었던 드라마다. 평소 사건, 사고에 관심이 많은 나라서 드라마에서 다루는 사건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도 궁금했다. 

일단 나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이유를 세 가지로 추려 봤다.


1. 매회 사이다 선사: 이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모범택시가 다루는 범죄들은 대부분 우리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범죄이고,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말하자면, 우리가 아는 사건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사건들은 현실에서 제대로 해결 되기는 커녕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오게 하고 법은 가해자를 감싸고 돈다. 그래서 더 큰 사이다를 마신 것 같은 기분이다. 나도 학교폭력을 당했었는데, 학교폭력을 다룬 회차에서 정말 속이 시원했다. 트라우마를 다시 생각한다는 것이 조금 움찔했지만, 대신 복수를 해주는 씬은 그냥 고마웠다. 현실에서 나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집어삼켜져 있었기 때문에 복수를 생각하는 것 조차 힘들었는데 말이다.


2. 에필로그, 신고 문구: 결말에는 종종 에필로그 영상이 들어간다. 사건의 비하인드를 보여주는데, 울컥한다. 주위 사람의 모습이 보이고, 내 모습이 보여서. 그러면서 주위를 살피지 않는 나를 반성하게 된다. 신고 문구는 예고편을 하기 직전 영상에서 해당 회차의 명대사와 함께 신고 번호를 남겨주는 것을 말한다. 다른 어떤 범죄 드라마에서도 신고하라고 번호를 알려준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이 드라마는 알려준다. 이런 작은 변화가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3. 생각할 거리: 나는 한 번 보고 끝이 나는 것보다 한 번을 봐도 계속 곱씹을 수 있는 것을 좋아한다. 이 드라마가 그렇다. 드라마에는 두 개의 악이 나온다. 하나는 대모가 운영하는 큰 범죄조직, 하나는 법을 어겨가면서 복수를 하는 무지개 운수. 대모의 범죄 조직은 여러 범죄를 저지르고, 장기매매를 일삼는다. 그러나, 이 장기는 범죄자들의 것이다. 무지개 운수는 피해자의 복수를 대신한다는 이유로 법을 어긴다. 둘다 범죄를 저지르긴 했으나, 절대악이라고 결론 지을 수 있는가. 범죄자는 이미 사람이길 포기한 사람이고, 피해자는 엄청난 고통을 느끼고 있는데 그 사람의 장기를 파는 것은...? 누군가를 다치게 한다면 그것은 범죄지만 그 대상이 나를 다치게 한 사람이라면..? 어떤 누구도 절대악 절대선이라고 결론 지을 수 없다. 이것이 이 드라마의 흥미포인트이다. 


(시즌2를 암시하며 끝났다...흑흑...이제훈은 시그널, 모범택시2를 얼른 내놓아라...)


어떤 사람들은 이 드라마의 발상이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렇다. 누군가에게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복수를 한다는 것은 위험한 행위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상처를 입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상황이 되지 않아 그 사람에게 움찔 한 번 하지 못한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이 드라마에 열광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말 재밌었다. 

엔딩 부분에 꽤 많은 사건들이 등장했는데, 사회적으로 파장을 불러 일으킨 사건들이라 시즌2가 더더욱 기대된다. 2에서는 더 시원한 사이다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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