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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Jul 07. 2021

기꺼이 너를 따라 지옥에 가겠노라고,<토끼 대왕>

2021년 6번째 웹툰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742826

제목: 토끼대왕

작가: 김숭늉

줄거리: 살인마 교생, 왕따를 구원하다


토끼대왕이라는 단어가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 시작하게 된 웹툰인데, 1회를 보자마자 앞의 이유와는 상관없이 봐야겠다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학교폭력 가해자이자 피해자이기도 해 학교폭력 관련 사건들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이 웹툰은 정말 현실적이다.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얼마나 고통을 받고 살아가는지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향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묘사되어있다. 학교폭력 이외에 성폭행 피해자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피해자를 향한 잣대가 어떤지에 대해 자세히 묘사되어있어 분노가 치미고 속이 울렁거린다. 그런 한편, 피해자가 가해자로 분해가는 과정도 치밀히 보여준다.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 행동인데, 나는 양종이를 응원하게 됐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진짜 자신의 모습과 새로운 모습의 자신을 분리해 지낼까 싶어서. 나도 한때 양종이 같은 시절이 있었기에 양종이의 마음이 이해될 수밖에 없었다.

또다른 주인공인 준동도 안타까운 인물이다. 준동 또한 학교폭력의 상처가 있고,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가해자들을 모조리 죽인 과거를 숨기고 선생님이 되었다. (현실이라면 진작 들켰겠지만, 웹툰이니까!) 

준동도 정말 좋은 선생님인 것은 알겠는데, 양종이에게 말도 안되는 약속을 해버린 탓에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그 말로 인해 양종이는 희망을 얻었지만, 무섭게 변한 이유이기도 하니까.

가장 인상적인 것은 결말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이 되었지만, 온전한 사람이 없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보듬었기에 이 정도의 엔딩이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처음부터 서로가 서로를 외면했더라면 이런 결말도 스토리 진행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인물이 정말 잘 살기를, 버텨줘서 고맙다고 마음을 다해 전하고 싶다. 

이 웹툰을 보면서 화가 나고 눈물이 났다. 중간에 마음이 답답해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끝까지 봤다. 나는 이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된다. 위에서 말했듯, 나는 피해자이며 가해자이기 때문이다. 내가 잘못한 일들을 남들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 그럼에도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나는 이만큼 아프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웹툰도 마스크걸과 더불어 나에게 잊지 못할 웹툰으로 남을 것 같다. 토끼대왕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 세밀해 정말 괜찮은 웹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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