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이의 중도는 애매하지만 정확하다.
적은 힘은 쌓아올리기 부족하고,
강한 힘은 부러뜨려 못쓰게 만든다
활은 너무 느슨하면 화살을 날리지 못하고,
너무 팽팽하면 시위가 끊어진다.
장인은 그 사이 어딘가에서 딱 맞는 장력을 찾는다.
인간관계도 다르지 않다.
적은 힘은 쌓아올리기 부족하고,
강한 힘은 부러뜨려 못쓰게 만든다.
이 문장은 단순한 처세의 조언이 아니다.
관계가 어떻게 무너지는지에 대한 정확한 해부도다.
우리는 흔히 관계의 실패를 힘의 부재로 설명한다.
자기주장이 없어서, 존재감이 약해서, 목소리를 내지 못해서 관계에서 밀려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강해지려 한다.
더 당당하게, 더 단호하게, 더 흔들리지 않게. 자기계발의 언어는 언제나 이 방향을 가리킨다.
강해져라. 지지 마라. 네 가치를 낮추지 마라.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강해진 사람들 중 상당수가 여전히 관계에서 실패한다.
방향이 달라졌을 뿐, 결과는 비슷하다.
왜인가.
힘이 너무 약하면 관계가 쌓이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다.
언제나 양보하는 사람,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거두는 사람, 불편해도 불편하다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
이런 사람 곁에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이는 것이 아니라 기대는 것이다.
관계처럼 보이는 것이 실은 착취에 가깝다.
약한 힘은 상대를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기댈 수 있는 바닥을 제공할 뿐이다.
그 위에는 아무것도 쌓이지 않는다. 쌓이는 것은 오직 피로뿐이다.
그런데 강한 힘은 어떤가. 강한 힘은 부러뜨린다.
자신의 기준이 명확하고, 틀렸다고 생각하면 바로 말하고, 손해 보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 사람.
처음에는 그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곁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진다.
이유를 물으면 다들 비슷한 말을 한다.
"함께 있으면 작아지는 느낌이었어요."
"내가 늘 틀린 사람 같았어요."
강한 힘은 관계를 지배하고, 지배당하는 쪽은 결국 관계를 떠난다.
부러진 나뭇가지는 다시 붙지 않는다.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도 정확히 이렇다.
너무 약한 권력은 아무것도 만들지 못한다.
구성원들이 따르지 않고, 방향이 모이지 않으며, 조직은 흩어진다.
반면 너무 강한 권력은 복종을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충성을 만들지 못한다.
사람들은 두려움으로 머물지만 마음은 이미 떠난 상태다.
역사 속의 수많은 독재자들이 가장 강한 순간에 가장 외로웠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힘이 극에 달했을 때, 곁에 남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복종뿐이다.
그렇다면 답은 중간 어딘가에 있는가.
적당히 강하고 적당히 약하면 되는가.
이 말은 맞지만 동시에 가장 무책임한 조언이기도 하다.
'적당히'라는 말은 구체적인 좌표를 주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비율이 아니라 방향이다.
약한 힘과 강한 힘의 진짜 차이는 크기가 아니라 그 힘이 어디를 향하는가에 있다.
약한 힘은 대부분 자신을 향해 꺼져 있다.
스스로를 지우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강한 힘은 대부분 상대를 향해 뻗어 있다.
상대를 제압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둘 다 관계를 망친다.
하나는 자신을 소멸시키고, 하나는 상대를 소멸시킨다.
소멸이 일어나는 쪽만 다를 뿐, 결과는 같다. 관계가 사라진다.
관계를 유지하는 힘은 자신도 상대도 겨누지 않는다.
그것은 관계 자체를 향한다.
내가 이 관계에서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 이 사람과 무엇을 만들어가고 싶은지를 향해 작동하는 힘이다.
그 힘은 약해 보일 때도 있고 강해 보일 때도 있지만, 그 방향만큼은 흔들리지 않는다.
활의 장력은 화살이 날아가야 할 방향이 있을 때 의미가 있다.
방향 없이 팽팽한 시위는 그냥 끊어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고,
방향 없이 느슨한 시위는 그냥 늘어진 줄에 불과하다.
당신의 관계에서 당신의 힘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스스로를 지우고 있는가, 아니면 상대를 제압하고 있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혹시 이 관계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조차 잊어버린 것은 아닌가.
적은 힘은 쌓아올리기 부족하고, 강한 힘은 부러뜨려 못쓰게 만든다.
결국 힘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다. 그리고 방향은, 언제나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