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3/1, 그리고 3/1
사람을 마주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나름의 재밌는 점이 있었다.
짧게는 걸어서 10분,
지하철을 타고 두어 시간 정도 걸리는
점포에서도 일한 적이 있었다.
정말 놀라운 점이 있더라.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여럿 있다는 점이다.
분명 어떤 점포에서 뵈었었는데.
다른 점포에서도 익숙한 얼굴을
보면 놀랄 때가 적지 않게 있었다.
그 후, 많은 사람들이 있는 거리에 들어설 때면
나도 모르게 작은 미니게임을 한다.
기억 속에 있는 손님들 중,
이곳에 있는 손님과 비슷한
얼굴을 가진 손님들이 있을까 하며
마음속으로 비슷한 그림 찾기 놀이를 한다.
그렇게 놀다 보면
사람들의 얼굴은 생각보다.
여러 종류의 생김새와 비슷하게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토끼처럼 이빨이 입술
사이로 삐져나온 사람.
강아지처럼 생겨 혹시나
꼬리가 있진 않을까 싶을 사람.
같은 종류의 사람 인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
대게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특이하게도 목소리와 성격도 비슷했다.
개인의 외모가 성격에 영향을 주는 것일까?
사회가 외모에 대한 영향을 부여하는 걸까?
어딘가에 나와 같은 사람도 있겠지?
아직 가시를 제거하지 못한
나 같은 사람도 있겠지.
나와 비슷한 누군가를 만날 수도 있으니까.
그 사람도 외로웠을 것이다.
사회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살아가기에 얼마나 불안해하고 있을까.
안타까움이 이름 모를
나를 닮은 그 사람에게 전해진다.
주제넘은 행동일지 모르겠지만 나와 닮았다면
그 사람은 나의 생각에 고마움을 느낄 것 같다.
언젠가 나와 닮은 그 사람을 만난다면.
술잔을 나눌 관계는 없어도
도란도란 이야기는 나눠 보고 싶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재밌었는지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말을 전하기보다
말을 들어주고 싶다.
위로해 주고 따듯하게
미소 지어 주고 싶다.
우리는 혼자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에 이유 모를 동질감이 어딘가에서
전해져 온다.
우리가 길가에 쌓여 있는
낙엽만큼 흔했더라면
수많은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밟고 지나가겠지만.
우린 너나 할 것 없이 단 둘 뿐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두 사람이 될 테니까.
사랑하는 나의 가시 돋친 도플갱어.
나를 만난 다면 쑥스러워할
필요 없이 말을 걸어 주었으면.
말로써 표현하지 않아도
되는 나를 투영하는 거울은
세상 어느 곳에서도 나를 볼 수 있다.
이 마음을 이해할 때쯤.
한 가지 결론에 다다를 수 있었다.
외견이 같지 않더라도 마음은 같을 수 있다면.
당신의 절반쯤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결론으로.
세상의 3 분의 1 은
나를 닮고 같은 생각을 하고.
세상의 3 분의 1은
나와 닮지 않았지만 같은 생각을 하고.
세상의 나머지는 나와 같은 생각과
외모를 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면.
난 세상의 3 분의 2를 같은
편으로 두고 있는 것일 테니까.
이렇게 세상의 절반 이상의 사람과
같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단 생각이 들 때쯤.
나머지 사람들만 알아가려는 노력을
3 분의 1만 하면 될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보다 조금 더 가깝다는
생각에 어깨가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 든다.
3 분의 1만큼만 노력하면 된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든다. 줄어든 숙제의 양.
어렵다고만 생각하던 것들이
사실 3 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신경을 덜 써도 된단 생각에
기분이 아주 좋다.
날아갈 듯이 좋진 않지만.
그렇다고 무언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들어야 할 짐이 가벼워진 것 하나만큼은.
거울 속 날 마주한 내가
반가운 마음에 미소를 지었지만.
거울 속의 내가 싸늘한 시선과
미소 짓지 않을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같을 줄 알았지만 배신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접어 두고
거울 속 나에게 미소를 건네 주자.
모두와 잘 지내야 한다는 압박감.
거울 속 내가 나에게 전해준다.
“모두와 잘 지내지 않아도 돼”
거울 속의 나는 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