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세상은 더 나아지고 있다

본능이 만드는 편견에 대해서

by Light Life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경영 최전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기술 고문 겸 게이츠 재단 의장으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1년에 2번은 ‘생각 주간’을 보내며 독서와 생각 정리에 몰두한다고 하는데요. 다독가이자 탐독가인 그가 <팩트풀니스>를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았어요.

이 책에서 공중보건학자이자 저자인 한스 고슬링은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은 나아지고 있는데, 많은 사람이 이를 부정적으로 오해한다고 지적해요. 객관적 지표를 통해서요. 아동 사망, 항공기 사고 사망, 사형, 아동 노동, 굶주림, 오존층 파괴 등 나쁜 수치는 수십 년에 걸쳐 줄어들었고, 여성의 투표권, 자연보호구역, 안전한 상수원, 예방접종, 인터넷 보급은 모두 증가했거든요. 빌 게이츠는 게이츠 재단에서 25년간 세계 공공 보건을 위해 노력했고 실제 현장의 정보를 접했기 때문에, 작가의 메시지에 더 공감했을지도 모르겠어요.

tempImageS9pGXF.heic <팩트풀니스> 공동 저자인 안나 로슬링 뢴룬드(며느리_좌), 한스 로슬링(중), 올라 로슬링(아들_우)


우리가 세상이 더 나빠지고 있다고 믿는 비율이 높은 이유를 이 책에서 설명한 판단 본능부터 심리적 편향까지 살펴보고, 사실에 충실한 판단을 내리는 방법을 같이 생각해 보려고 해요.



| 왜 사람은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보지 못할까? |


사람의 사고방식은 오랜 시간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했어요. 공포를 느끼는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위험을 피할 수 있고, 몇 가지 사실을 기반으로 나머지를 일반화할 때 에너지를 아낄 수 있듯이요. 하지만, 세상을 흑과 백으로 나눠 받아들이는 간극 본능부터, 과거를 미화하고 부정적 발언이 주목받는 부정 본능, 비극적 사건의 원인을 하나로 몰아가는 비난 본능, 모든 의사결정을 다급하다고 오해하는 다급함 본능 등 생존을 위한 본능이 이젠 사실을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해요. 이 시대의 생존법과 부딪히기도 하죠!

이는 편향적 사고와도 연결되어 있어요. 자신의 기존 신념이나 의견에 일치하는 정보만 쉽게 수용하고 관심을 갖는 ‘확증 편향’으로 믿고 싶은 것만 보게 되고요. ‘부정적 편향’ 때문에 부정적 소식에 긍정적인 것보다 더 크게 영향받아요. 최근 알고리즘과 언론의 취사 보도로 인해 이런 경향이 심화될 수 있다는 연구까지 등장했고요. 이젠 인간의 본능에 더해 정확한 사실을 마주하기 힘든 환경까지 더해진 거예요.



| 사실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 |


<팩트풀니스>는 무조건 세상의 긍정적인 면만 바라보라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본능과 심리적 편향이 점점 나아지는 세상을 못 보게 만드는 걸 알아차리라고 이야기하는 거죠! DNA 속에 새겨진 본능따라 반응하다보면 부정적인 목소리와 혼란한 세상의 모습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게 되고, 생각은 더 편협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심리학자, 바버라 프레드릭슨은 긍정적 감정은 단순히 기분을 좋게 하는 것 뿐 아니라, 나무에서 숲을 볼 수 있도록 시야를 확장하고 장기적으론 나만의 자원을 구축하는 힘이 된다고 ‘확장-구축 이론’을 통해 설명해요. 사실에 충실한 희망은 헛된 꿈이 아니라,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거나, 내가 삶을 능동적으로 이끌 수 있는 동력이 되는 거예요. 부정적 편향에서 벗어나 사실을 제대로 보려는 노력은 긍정적인 선순환을 만드는 첫 걸음이고요.



| 본능이 만드는 오해에서 벗어나기 |


<팩트풀니스> 초반에 내가 얼마나 사실에 충실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문제가 등장해요. 이중 하나를 함께 살펴볼게요. ‘지난 20년간 세계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갭마인더의 조사에 따르면, 이 질문에 한국 사람의 96%는 ‘거의 2배가 되었거나 같다’고 대답했어요. 정답은 고작 4%가 고른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이고요. 사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을 때 생기는 오해와 편견이 극단적 수치로 돌아온 사례예요.

tempImagenqmrs4.heic 지난 20년간 변화한 세계 극빈층 비율 (출처: <팩트풀니스> 본문)


본능이 프레이밍하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돼요! 유튜브를 볼 때 ‘시청 기록 일시중지’ 기능을 켜고 알고리즘 밖의 콘텐츠를 접하기, 세상 소식을 접하는 매체를 바꿔보기, 새로운 장르의 책 읽기처럼요. 그 무엇보다 도움이 되는 것은 직접 세상 밖으로 나와 생생한 경험을 해보는 거예요.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면 텍스트로 10번 읽는 것보다 생생하고 입체적인 시각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사실 세상은 나아지고 있고,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걸, 꼭 기억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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