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만들어 낼 사회
1. 학부 수업 시간
학부 때 움베르트 에코의 제자였던 교수님께 수업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 나눠주셨던 다소 독특했던 이야기 두 개가 있다.
나는 나의 신분을 증명해줄 것이 운전면허증 밖에 없습니다.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지 않았는데, 정부에 나의 정보를 넘겨주기 싫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운전면허증을 잃어버리면 나라는 것을 증명할 것이 아무 것도 안 남습니다.
어느 마을에 올빼미가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올빼미가 올빼미라는 것에 이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올빼미를 보고 부엉이 아니야? 라고 했고 사람들이 거기에 동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올빼미가 올빼미인 걸 알고 있던 마지막 사람이 죽었고 그 마을의 올빼미는 부엉이가 되어버렸습니다.
2. 인공지능 도입
천국에서의 삶이 어떨 것 같은가?
이 땅에서 사는 게 바빠서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던 주제인데, 예전에 한 번 생각했던 건 결핍이 없는 상황으로 생각했었다. 결핍이 없다는 이야기는 욕구가 모두 채워진 상태라는 의미인데,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이 되면 사람의 모든 결핍이 없는 상황은 아니더라도 지금보다는 더 많은 욕구가 채워진 상태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하기 싫은 집안일들은 로봇들이 다 해줄 거고, 위험한 일도 로봇들이 다 해 줄 거고,
다만, 그런 상황에서 새롭게 생긴 의무가 있다면 그것을 하려고 노력해야 할 거고, 또 새롭게 만들어진 욕구들이 있다면 그걸 충족시키려고 행위를 할 수도 있고.
많은 욕구가 충족된 상황이라면 남은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키느냐에 따라 사람의 선택이 달라진다는 가정에 기반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이 획일화 된 상황이 발생할 것 같은데, 그렇다면 나는 무엇으로 증명이 되어야 할까?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아가 지금보다 더 약해지지는 않을까?
자아가 있다는 것이 스스로를 인식한다는 것이라면 어떤 것들을 얼마나 인식해야 자아라고 볼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올빼미라고 하면 부엉이도 올빼미가 될 정도로 인공지능의 영향력이 커진다면, 우리가 경계해야 될 것은 무엇일까?
3.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시장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 지고 있듯이, 인공지능이 발달해서 강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들이 만들어 진다면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 질거다. 로봇의 색깔을 바꾼다거나 부품을 바꾼다거나 하면서 말이다. 나도 처음에는 진짜 그럴까 생각했었는데, 핸드폰을 구매하면 필름과 캐이스를 바로 사는 걸로 봐서는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가 될 것 같다.
4. 인공지능과 함께 만들어 가는 지속 가능한 성장
창조된 환경과 인간이 만들어낸 환경이 조화를 이루어가야 인간이 살아가기에 더 나은 환경이 만들어 지는 것처럼, 인공지능이 만들어 낼 환경과도 조화가 이루어져야 할텐데, 사람이 사는데 필요한 많은 것들이 개별적인 사람에 맞추어 제공되어 지는 사회에서는 그만큼 개별적인 사람과 관련된 많은 정보들이 자발적으로 제공되는 것이 선결 조건이 될 거고, 이렇게 나와 관련된 많은 행위들이 주어지는 상황에서는 데이터가 곧 힘이 되는 사회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너가 우리에게 제공할 데이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라고 하는 시대까지 가게 될 것 같다.
지금이야 인공지능이 학습을 하고 있지만, 역사는 반복되듯이 인공지능이 어느 정도 학습을 끝내고 나면 더 이상의 정보는 그렇게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 올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상황이 빠른 시일 내에 오지는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