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체스 대회다. 작년과는 사뭇 다르다.
일단 주차장이 폐쇄가 되어서 갑작스럽게 제2주차장을 이용해야 했다.
어찌어찌 주차하고 올라갔는데, 총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그런데 딱 봐도 어색한 사람들. 그래서 뭐지 뭐지 하고 가는데, 킨텍스 근처에 가니 코스프레 한 사람들이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생경한 풍경. 사람 많다 하면서 올라갔다.
자리를 맡고 아들하고 같이 점심을 먹으러 내려 왔는데 편의점 위치도 바뀌었고 앉아서 먹을 장소는 이미 화장 도구들로 점령되어 있어서 음료수만 추가로 사고 대회장 근처 바닥에서 대충 먹었다.
다시 들어와서 기다리다가 아들은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난 뒤에서 다른 학부모들과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고.
첫 게임이 끝났다. 아들을 기다렸다. 안 나왔다??!!
매 경기 끝나고 나왔었는데, 무슨 일이지?
이기면 뛰어 나오면서 두번째 손가락으로 1을 표시하고, 지면 울먹이면서 고개를 흔들었는데, 이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뭐지 뭐지 하는 사이 시간은 되었고 두번째 게임이 시작되었다. 아들을 또 기다렸다. 안 나왓다??!!
뭐지? 왜 안나오지? 이제는 아닌 걸 알면서도 경기장 밖으로 뛰어 나오는 아이들이 내 아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하기 시작했다.
계속 기다리다가 대진표 있는 곳으로 갔다. 1승은 했고 두번째 상대가 작년 1등이었다. 졌겠구나. 하고 다시 자리로 왔는데, 이 녀석이 뛰어 나왔다. 뛰면 벌점이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ㅋㅋ
어디가?
화장실~
와서 좀 마셔.
화장실~
그러고 나가 버렸다.
fm 이라 안 올 것 같아서 화장실을 따라 갔다.
잘 했어?
2승 2패
오. 잘 했네.
물은 좀 마셔.
알겠어.
그러고 다시 경기장에 들어갔고 6번째 경기까지 마치고서야 나왔다. 최종 전적 2승 1무 3패.
예전 같았으면 울먹울먹 하며 나왔을 거고, 그러면 기분 마쳐 주느라 고생했었을텐데, 이제는 자기가 알아서 나와서 달력 챙기고 ㅎㅎ
친구들하고 노느라 경기 끝나도 쉬는 시간에 아빠한테 오지도 않고. ㅎㅎ
이렇게 또 조금씩 커 가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