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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15 - 엘리베이터

부럽다

by Staff J

연구실 근처 건물에 지하주차장과 지상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이 엘리베이터의 역할은 말 그대로 지하에 있는 주차장과 지상을 연결하는 것 뿐이다. 다만 이 엘리베이터가 다른 것과 좀 차이를 보이는 점은 지상이 일반적인 지상이라기 보다는 일반 건물 6층 높이라는 거다. 그래서 밖에서 보면 마치 전망대 엘리베이터 같기도 하고, 발사대 같기도 하다.



한학기가 끝났다. 학생들에게 가끔 고맙다고 연락이 온다. 어떤 애는 눈물 흘리는 애도 있었다 (?!) 참 감사하다. 그런데 속 마음에는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이 아이들을 이렇게 높이 올려 주었는데 나는 다시 내려가야 되는 구나. 이 아이들은 졸업하고 좋은 직장을 들어갈텐데 나는 여기서 못 벗어나고 있구나. 여전히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지 걱정하고 있어야 되는구나.


2cm 정도 되는 상처가 큰 걸까? 갓 태어난 생쥐에게는 치명적인 생사를 오가는 상처겠지만 코끼리에게는 그냥 따끔하는 상처일 것이다.

내가 더 성장하고 성숙해져야겠다. 이런 것들에 내 스스로 상처 받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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