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내 인생을 책임진다...
오늘 결혼식을 다녀왔다.
결혼식을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신부들은 그날 자기의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에 엄청 신경을 쓰는 것 같다.
물론 세상에 태어나서 한 번 뿐일 기회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 날이 가장 이뻐 보이고 싶은 날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충분히 이해가 간다.
오늘 친구가 했던 여러 멘트들이 진심에서 나온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친구의 말을 듣다가 갑자기 내 머리 속을 스치는 문장이 있었다.
"사람은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 어머니께서 내가 어릴 적부터 해 주셨던 말씀인데...
40 쯤 되면 자기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따라 인상이 달라질 것 같으니 일견 맞는 말처럼 보인다.
태어날 때부터 호감형으로 태어나서 그게 잘 유지된 사람도 있겠지만,
그걸 유지하려는 노력도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 큰 예외는 두지 않아도 되는 말 같다.
그런데, 오늘 결혼식을 보면서 내가 들었던 생각은 이거였다.
남자가 40대에 자기의 얼굴만 책임을 져서는 안 되겠구나....
자기 옆에 있을, 자기와 항상 함께하는 여자의 얼굴에도 책임을 져야 겠구나....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에 따르자면,
그래서, 예쁜 자매를 얻는 것이 남자의 능력의 척도라면,
그 예쁜 자매를 예쁜 상태로 유지, 혹은 더 예쁘게 만들어 주는 것 또한 남자의 능력이 아닐까....
얼마 전에 좋은 소식을 들었다.
내가 유학시절 이민오셨던 분들이신데, 이 분들의 자제분들이 장성해서 첫째는 대학 졸업하고 어엿한 회사원이 되었고, 둘째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이제 좋은 학교에 전액 장학생으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그 분들이 얼마나 힘들게 고생하셨는지 알기에, 또 그런 상황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나같은 사람에게도 배풀어 주셨는지 알고 있기에 그 분들의 고생이 헛되게 되지 않고 보상받은 것 같아서 참 기뻤다.
부모는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을까.
또 부모는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할까.
나이 40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질 뿐만 아니라 아내의 얼굴도 책임을 져야 하고, 그리고 자식들의 얼굴도 책임을 져야 한다. 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나이 40 밖에 안 되었는데 너무 많은 것들을 책임져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아직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또 이루고 싶은 꿈도 있는데 책임질 것을 하면서 다른 것들에 눈을 돌리는 게 쉽지가 않다.
어릴 때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뭔가 잘 갖춰 놓으면 그 다음부터는 비교적 쉽게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고작 4년 공부한 전공으로 평생 울거 먹는 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마 이 추세대로 간다면 죽기 전까지 공부해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