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경영학과를 선택 했나?
미시간 주립대에 막 들어갔을 때, 선배들과 어울리며 종종 이런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은근히 상했다. 내가 경영학을 이해 못해서 그러는 건가?
나는 쉬운 공부를 하려고 온 사람이 아닌데, 라는 억울함도 있었다. (유아교육학이 그때는 쉬운 학문이라고만 생각했다.) 물론 아이들을 좋아하긴 했지만 말이다.
어린 사촌들과 고등학교 때까지도 잘 놀아주던 기억이 있다. 아가들을 예뻐하는 건 어쩌면 타고난 천성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컸기에 결혼도 빨리 하게 된 것 같고. 내 아이를 빨리 만나고 싶어서.
어찌됐든 나는 경영학을 선택했고, 학교에서는 세부 전공을 3·4학년 때 결정해야 했다. (Business Administration, Marketing, Human Resources, Supply Chain, Accounting, Finance) 이렇게 여러 분야 중에서 고를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은 욕심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나는 1·2학년 평균 GPA가 3.5/4.0 이상이어야만 선택할 수 있었던 Accounting(회계)을 꼭 하고 싶었다. 그때 사귀던 남자친구도 회계를 전공하려 했고, 막연히 미래를 상상하며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까지 합격하면 전문직으로 오래 일할 수 있겠구나, 미국에서도 안정적으로 살 수 있겠구나’ 라는 기대도 있었다. 기도도 정말 간절히 했다.
게다가 유학을 오던 시기에 엄마가 미국 은행에서 일하고 계셔서, finance/accounting 계열을 선택해야 한다는 무언의 영향도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돌아보면 그냥 finance나 econ을 전공해서 조금 더 편안한 길을 걸어도 좋았겠다 싶다. 물론 회계를 선택한 덕분에 비교적 쉽게 대기업에 들어가긴 했지만. 석사까지 회계를 공부했던 나를 떠올리면 가끔은 웃음이 나온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결심이었다 싶어서.
테솔(TESOL) 공부는 했지만, 늘 아동 심리에 관심이 있었다. 그 분야를 더 깊이 공부했다면 아이들에게 더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은 여러 여건 때문에 다시 공부하기엔 시간이 부족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나에게 맞는 전공을 선택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래서일까. 이제 진로와 적성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기가 다가온 아들을 보며 나도 고민이 많아졌다. 아들에게 정말 좋아하는 분야를 선택하게 해야 할지, 아니면 안정적인 길을 가도록 도와야 할지. 엄마로서 어떤 가이던스를 해줘야 할지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