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는 커녕 아메리카노도 마시지 못하는 나지만, 힙한 사진과 SNS 인증에 집착하는 코리안 우먼으로써 카페 방문이 일상의 중요한 축이 된 지도 오래이다. 지도 어플의 즐겨찾기엔 전국의(아니 전 세계의) 소문난 카페가 빼곡하고, 주말이 다가오면 이번 주엔 또 어느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낼지 고민을 하곤 한다.
어느새 10만 개가 넘는다는 한국의 카페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향 평준화가 되고 있으며, 이제 전 세계 어딜 가더라도 한국보다 커피가 맛있거나 인테리어가 세련된 카페를 찾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나를 포함한 카페 러버들의 눈도 끝없이 높아지고 있다. 커피의 맛부터 원두의 신선도, 향기, 독창성을 따지기도 하고 카페의 인테리어, 의자, 그릇 심지어 화장실의 핸드워시까지 꼼꼼하게 비교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취향에 맞는 카페를 찾았을 때 느끼는 행복함과 그 안에서 고요히 보내는 시간의 치유력을 믿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나만의 카페'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참고할만한 내용들을 공유해 본다.
가지 않아요
전국 각지의 검색 상단에 나오는 카페는 대부분 엄청난 자본이 투자된 대형 카페이다. 한적한 교회 지역이나 바닷가에 위치한 이런 대형 카페들은 보통 거대한 잔디 마당과 통창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싸고 다양한 음료와 화려한 베이커리 종류를 자랑한다.
나는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대형 카페는 절대 가지 않는 편인데,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기도 하지만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 덕분에 소리가 울리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있기 때문에 조용한 대화나 독서는 불가능하다. 대량으로 뽑혀 나가는 커피는 가격에 어울리지 않게 탄 맛만 가득하고, 베이커리는 대부분 상온과 먼지에 노출되어 있다. 모임에 아이가 있거나 인원이 많아 피치 못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무리 웅장한 인테리어와 경관을 자랑한다고 하더라도 가장 먼저 방문 후보에서 제외하곤 한다.
신경 쓰지 않아요
카카오맵 기준으로 별점을 깎아먹는 가장 주요한 요인은 주인이나 아르바이트생의 불친절이다. 후기 이벤트도 별점 관리도 하지 않는 카카오맵을 굳이 굳이 켜서 일침을 남겨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람에게 데인 기분 나쁜 경험을 여러분들께 일러바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보통의 잘못은 쌍방이기에... 장사하고 돈을 벌어야 하는 주인장들이 일부러 불친절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기에서 크게 신경 쓸 점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특히 인테리어나 분위기, 커피 맛 등이 매니악한 카페의 경우 이런 후기가 많을 수 있는데, 자기 분야에 미친 오타쿠들에게 큰 사회성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숨겨진 보석 같은 카페를 발견할 확률이 높다. 그 들이 요구하는 카페 이용 기준과 심기를 거스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쏟아지는 커피 정보들과 서비스 간식들까지 얻을 수 있으며, 평화를 어지럽히는 진상들은 성격 안 좋은 주인들이 진작 내쫓았을 것이기 때문에 카페에 있는 동안에는 평안한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
또한 주차장이 없다거나 공간이 좁다는 후기 또한 '오히려 좋아' 해야 하는 단점이다. 두 가지 요소는 단체 손님과 아기가 있는 손님들이 거르는 요소이기 때문에 조용한 카페를 찾는다면 꼭 체크해야 할 포인트이다.
중요하게 보세요
1. 카카오맵, X (구 트위터)에서 1차 필터링
2. 네이버에서 상세 후기 검색
3. 인스타에서 바이럴 발견 시 거르기
* 중요한 단어 : 보석 같은, 숨겨진, 나만의, 여러 번 방문, 아지트
우리의 목표는 맛있고 조용한 안식처를 찾는 것이다. 인스타에 동네방네 바이럴을 하고 있는 매장에 가봤자 30-40번대 웨이팅을 받고 오늘 내 방문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나만의 카페를 찾은 기쁨을 참지 못하고 후기를 남겨주신 분들께 감사하며, 그들이 남기는 신호를 잘 찾아야 한다.
* 나만의 팁 : 빈티지 가구나 식기 사용 여부 확인하기 / 고가 머신이나 로스팅룸 확인하기
일반 기성품보다 몇 배의 가격을 자랑하며 희소성이 있는 빈티지 컵들을 식기로 사용하는 카페는 보통 믿고 가는 편이다. 어렵게 수집했을 비싸고 귀한 물건들로 고객들에게 대접하고 싶은 진심을 믿는 것이다.
요즘은 기성품들도 빈티지 느낌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후기 사진만 보고 판단하기 쉽지 않지만, '아라비아핀란드' 식기들은 구분하기 쉬운 편이니 참고해 보시라.
비슷한 맥락으로 카페 규모가 작은데도 로스팅룸이 별도로 있는 카페나 고가 머신 보유, 필터 커피 등을 제공하는곳도 커피가 평타 이상이고 카페의 분위기도 평화로울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