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맞는 중년 시대 나만의 원칙을 세워보며
나이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 왔지만,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체력과 거울 속 한껏 진지해진 눈빛을 볼 때마다 어느덧 사회가 정한 '중년'의 카테고리 초입에 들어섰음을 부정할 수 없다.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고, 쉼 없이 이어진 노동과 사회생활로 현재 나의 삶은 그럭저럭 충만한 편이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인생의 변곡점에 불현듯 드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39.9세까지는 천둥벌거숭이처럼 살다가 40세가 되는 순간부터 인생 계획을 세워봤자 무슨 큰 의미가 있겠냐만 그냥 기분이 그렇다. 다들 30세를 앞두고도 그렇지 않았나, 뭔가를 한 번은 찍고 넘어가야 될 것 같고 괜히 한번 유난 떨고 싶은 그런 마음-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유난히 많은 사람을 손절하고, 아무 생각 없이 루틴처럼 해오던 일들도 정리했다. 평생 관심도 없던 분야에 오랜 시간을 들이기도 하고, (대망의) 브런치도 시작했다. chatGPT에게 사주 분석을 넣고 중단기 인생 계획을 내놓으라고 잡도리하기도 했고, 일과 스포츠 카드 수집에만 매몰된 남편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 예정이냐며 닦달하기도 했다. 점점 빨라지기만 할 것 같은 인생의 속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더 빠른 결단과 방향성 재고가 필요할 것 같았다.
1년 뒤 여전히 중년 신입생일 나의 모습은 어떨까?
모처럼(10년 만에) 마음먹은 김에 나만의 중년 시대 원칙을 지키고 있을까?
높은 확률로 1년 전 의욕만 넘쳐 보이는 다짐들을 비웃고 있겠지만, 자고로 목표는 사방에 떠들수록 실현 가능성이 높은 법이다.
*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기
선척적으로 위가 좋지 않아 평생을 신경 쓰며 살아왔는데도 최근에는 소화 불량과 혈당 이슈가 더 심해졌다.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종류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먹을 수 있어도 양을 조금만 초과하면 밤에 잠이 들기 어렵다.
무조건 조금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만이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건강한 음식을 적당히 먹으며, 풋살처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운동을 꼭 찾아서 꾸준히 하고 있기를...
* 돈과 시간에 투자하기
개미처럼 예적금에만 몰빵 하던 금융 까막눈 시절이 너무 길었다. 자산 내에 운용할 수 있는 투자금을 늘려가며, 돈이 스스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 원화의 가치나 나라의 경쟁력이 둔화될 수밖에 없는 시대에서, 돈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민첩하게 따라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재테크뿐만 아니라 부업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고, 본업 외에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환경과 시간에 꾸준히 투자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 과시는 결핍이다.
지난 2-30대를 되돌아봤을 때 가장 후회되는 것은 오만함에서 비롯된 예의 없는 행동들이다. 당시의 치기 어린 행동과 언사에 피해 입었을 주위 사람들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하이킥을 할 만큼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만 가득하다.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마음에서 나왔던 행동들은 사실 잘 모르는 걸 들킬지도 모른다는 결핍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른다.
나대지 않고 과시하지 않아도 우러나는 진짜 지식과 경험을 쌓는 것, 이것은 비단 중년 시대에 필요한 다짐만은 아닐 것이다.
1년 뒤, 설사 글을 남긴 오늘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을지라도 마음이야 또 먹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옳게 설정한 방향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아닐까.
원래 신입은 실패하며 성장하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