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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kgu Sep 06. 2022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지역별 이색 추석 차례 음식

추석이 어느덧 3일 앞으로 다가와서 그런지 오늘은 괜히 더 힘찬 인사를 전하고 싶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명절 추석에 차례를 지내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지금부터 차례상 준비를 하고 있을 것 같은데 다들 어떤 음식을 차릴지 생각하고 있을까? 사실 차례상을 생각하면 모두 비슷한 음식을 준비하고 있을 것 같은데, 알아보니 상상도 못한 음식으로 차례를 지내는 지역들이 있었다. ‘네가.. 네가.. 네가 왜 여기서 나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의 이색 차례 음식은 무엇이 있는지 지금부터 알아본다.



✅ 바쁜 당신을 위한 핵심 체크

쌀이 귀해 떡 대신 <빵으로 차례를 지냈던 제주도>

유교적 성향이 강한 <경상도의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문(文)어>

새벽을 알리는 닭의 기운을 올리는 의미로 <삶은 달걀을 차례상에 올리는 충청도>

감자를 화폐처럼 사용했다는 <강원도의 차례상에는 감자전이 필수!>



쌀이 귀해 떡 대신 <빵으로 차례를 지냈던 제주도> 

혼저옵서예~ 제주도 차례상이 궁금하수꽝~? 사투리부터 신기한 우리나라의 대표 섬, 제주도는 육지와 달리 벼농사를 짓는 비율이 과거에도 현재에도 매우 낮은 지역이다. 그만큼 쌀이 굉장히 귀해서 차례상에 떡 대신 보리로 만든 술빵을 올리곤 했는데, 이마저도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어렵게 됐다. 바로 가정에서 술을 담그기 어려웠기 때문인데, 술빵은 막걸리를 사용해서 만들어야 하는데 술을 담그지 못하게 되니 술빵조차 올리지 못하게 된 것. 결국 술빵을 대체하기 위해 당시 들어오던 카스테라와 같은 빵을 대신 올리게 됐고, 그 풍습이 이어져 내려와서 지금도 제주도의 차례상에선 특이하게 빵을 볼 수 있다. 요즘에는 가정의 취향에 따라 롤케이크나 머핀 등 다양한 빵이 차례상에 올라오고 있다. 



유교적 성향이 강한 <경상도의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문(文)어> 

경상도는 지역적으로 바다와 밀접하기 때문에 해산물이 풍부한 곳인데, 그중에서도 문어는 경상도의 차례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다. 먹의 색깔과 같은 까만 먹물이 있는 문어는 글월 문(文)에 물고기 어(漁)를 써서 '글을 아는 물고기'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경상도 중에서도 양반이 많았던 안동에서는 문어의 기본 뜻에 '글을 배우는 선비가 먹는 물고기'라는 의미가 더해지면서 차례상에 꼭 문어를 올리는 지역적 이색 풍습이 생겼다. 명절 차례상 이외에도, 결혼, 회갑, 제사 등 집안의 큰일을 치를 때 상 위에 문어가 오르지 않으면 그 집은 좋은 평을 듣지 못할 정도로 문어는 굉장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먹거리가 풍성한 <전라도는 차례상에도 어패류가!> 

전라도도 경상도와 마찬가지로 바다와 접해있다 보니 해산물이 많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차례상에는 다양한 어패류가 사용된다. 그중에서도 전라도만의 차례상에 올라가는 이색 음식은 바로 홍어와 병어야 병어는 납작한 생선인데, 뼈와 가시가 다른 생선에 비해 적고, 비린내가 나지 않으며 맛이 달다. 덕이 있는 생선이라고 여겨져서 조상님께 바치는 음식이다. 또한 전라도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색 음식, 홍어도 차례상에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냄새 때문에 삭힌 홍어가 아닌 주로 찜이나 포의 형태로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꼬막이나 낙지를 올리는 집도 있다.



새벽을 알리는 닭의 기운을 올리는 의미로 <삶은 달걀을 차례상에 올리는 충청도> 

충청도에서는 새벽을 알리는 닭의 밝은 기운을 올리기 위해 닭을 통째로 삶고, 그 위에 지단을 얹은 ‘계적’이란 음식으로 차례를 지내던 지역이다. 처음엔 꿩이 주재료였지만 꿩은 구하기가 어려워 닭으로 대체했는데, 닭 한 마리를 올리는 것도 어려운 집이 많아서 달걀로 대신하게 됐다. 과거에는 닭 대신 삶은 달걀 대여섯 개를 꽃 모양으로 깎아서 상에 올리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그렇게까지 하진 않고 삶은 계란을 올려서 의미만 되새기고 있다. 



감자를 화폐처럼 사용했다는 <강원도의 차례상에는 감자전이 필수!> 

니 감자 먹어 봤나~?  강원도는 공기 좋고 물 좋은 우리나라의 대표 산간지역이다. 그래서인지 감자와 고구마와 같은 구황작물이 주요 특산물인데, 특히나 감자가 정말 많이 나서 예전에는 진짜로 감자를 화폐로 사용했던 지역이다. 앞서 소개한 이색 차례 음식들은 무언가를 대체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음식이었는데, 강원도는 감자가 넘쳐나서 생긴 차례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감자를 이용한 노릇노릇한  감자전은 강원도 지역의 차례상에 꼭 올라가는 음식이고, 산에서 나는 산나물을 이용한 나물 무침과 버섯 구이 등이 함께 올라간다는 특징이 있다!



지리적 특징에 따라, 지역적 성향에 따라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이 천차만별이라는 것, 정말 신기하다. 물론 어느 정도는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잉 왜 이 음식이 차례상에?’라는 생각이 들 정도일 줄은 몰랐다. 요즘은 피자 치킨, 심지어는 인스턴트 음식으로 차례상을 준비한다고 하는데, 이에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셨으면 됐지', 혹은 '외래 음식은 예의와 전통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있다. 독자들 의견은 어떨지 궁금한데, 댓글로 남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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