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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연 Oct 05. 2024

하루하루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부정적인 인간 버리기

나는 꽤나 부정적인 인간이었다.

사실은 지금도 그렇다.


애착검사를 하면 '공포회피형' 인간이라고 나온다. 사람을 무서워하고,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할까 두려워하고.

새로운 상황이 맞닥뜨려지면, 일단 최악의 결과부터 상상한다. 잘 될거라고 확신했던 적은 인생에서 꽤 드물다. 누군가에게 나는 할 수 있다고 처음부터 말했던 적은 더더욱 없다.


나는 항상 나를 의심했고, 경계했으며, 검열했다.


그리고 그렇게 하루 하루들은 나에게 별 것 아닌 것이 되어갔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으로 귀국해서 나는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

물론 중간에 방황하는 시기도 있었지만..., 꼬박 1.5년을 인턴으로 일했고, 3년간 석사를 했다.

그리고 원하던 회사에 입사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나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왜냐하면 남들도 다 하는 거라 생각해서, 내 노력 따위는 누구나 하는 거라 생각해서...였다!

남들이 다 나보고 대단하고, 잘 살았다 해도 나는 나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거기서 만족할까봐, 이대로 주저 앉아 버릴까봐.


그래서 나의 마음은 점점 시들어갔다. 우울증에 걸렸고 불안장애가 왔다. 정신과에서 약을 타먹었고, 하지만 약은 궁극적인 치료는 아니다. 잠시간의 감정조절에만 도움을 줄 뿐, 나의 근본적인 사고를 바꿔주는 역할은 아니기 때문이다.


밝은 이들이 부럽고,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그렇게 하면 나도 발전을 멈춰버릴까 너무 겁이 났다. 사실 걱정하거나 우울해있다고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그닥 없는데도 말이다. 오히려 힘을 내서 해볼까! 하는게 더 좋았을 지도.




하루하루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금은 카페에서 미국 유학시절에서 자주 들었던 윤하 노래가 나온다. '바람'이라는 노래인데, 일본어로 된 노래였던 것 같은데 한국어로 바꿔서 불렀나 보다. 


그 때 생각이 나면서 가슴이 몽글몽글하다! 그 때, 20대 초중반의 재연은 이런 생각을 했었지.

그 때는 그렇게 울기도 많이 울었고, 쓸데 없는 것에도 많이 웃었지.


그렇게 좀 더 말랑하게 살아가도 되지 않을까?

그 때보다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도 더 많아졌고, 나를 진심 다해 응원해주는 든든한 가족도 생겼는데 말이다.


내가 가진 것은 참으로 많다. 안정적인 가족, 안정적인 직장, 돌아갈 집, 언제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금전사정, 약간 심한 빈혈이 있지만 대체로는 문제 없는 건강상태, 가고 싶은 곳은 언제든 갈 수 있는 차와 운전실력, 연락해서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 보아라, 얼마나 가진 게 많은가?


하루하루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어깨에 힘을 풀자.

어깨에 힘을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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