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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규원 Mar 03. 2023

작가의 능력

자기 수행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임윤찬은 경선의 마지막 무대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에서 신들린 듯한 강렬한 연주라는 평가와 함께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를 받았다. 라흐마니노프는 작곡가이자

파아니스트였기에 그의 곡은 피아노의 특성을 잘 살려냈다. 그런데 키가 198cm이고 손도 커서 고난도의 테크닉을 연주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한다. 빠른 템포와 폭발적인 에너지, 낭만적인 감성과

아름다움 등. 그는 같은 곡을 천 번을 연주해야 제대로 이해하고 연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악은 일생을 위해 충분하지만 인생은 음악을 하기에 너무나 짧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클래식은 연주자의 열정과 끝없는 연습을 통해 듣는 청중도 매번 감동이 다르게 오기 때문에 지금도 계속해서 연주되고 있다. 임윤찬도 대회를 앞두고 매일 12시간 이상 연습했다고 한다. 보편적인 정서가 작용하겠지만 작곡가와

연주자의 고양된 의식과 미적감각이 생생한 감동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림작업도 자기 수행이 그만큼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

나는 이야기를 담은 사실적인 작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고민해 왔다. 그러나 여전히 작업량도 적고 그만큼 다양한 시도를 하지도 않았다. 그림의 주제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표현방법에 대해서도 더

궁리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의 독특한 시각과 형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야 말로 작가의 능력이다. 영혼을 흔드는 감동을 주는 고전 음악처럼 진정한 의미의 예술을 추구한다면 '무엇을' 그릴 것인가에

관심을 두는 것 이상으로 '어떻게' 그릴 것인지에 더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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