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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규원 Nov 24. 2023

침잠

전시회를 앞두고

참 포근한 가을을 보냈는데 밤새 찬바람이 태풍 불듯 거세더니 다시 추위가 왔다. 그런데 햇볕이 집안으로

들어오자 기온이 어제와 별 차이가 없게 느껴졌다. 입동이 벌써 지났고 부산에도 거짓말처럼 새벽에 첫눈이 내렸다. 소설 즈음엔 대개 김장도하고 겨울을 날 채비를 한다. 생활의 필요를 떠나 살 수 없지만 요즘 나는

연말에 있을 부산 초량845 전시회에 신경이 쏠린 상태다.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다가 11월 말에 접어드니까 다 미루고 여유 있게 보내던 마음이 조급해지려 한다.

전시회를 앞두고 작품이 썩 만족스러운 게 아니지만 욕심을 부린다고 나아질 것도 아니다.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도 다 지나간 모양이다. 있는 그대로 내 모습인데 뭘…! 자주 나 자신 속으로 침잠···!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그림에서 발전이 있기를 바라는 것은 나라는 개인을 떠나 화가의 기본자세라 하겠다.

그래서 가끔 불안하고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자연의 법칙은 과학적으로 파악하고 반복적으로 확인하게

되지만 아름답다고 판단하는 것은 법칙적으로 되지 않는다. 늘 탐색하는 자세로 예술적 감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 뭔가 뜻깊은 시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구상하고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추운 겨울엔 따스한 온기가 소중해진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억과 기대가 그렇듯

내 그림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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