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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규원 Nov 17. 2023

자기 효능감

내가 나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중을 받을 수 있을까? 어린아이들이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사랑을 받는다. 주변에 희망과 기쁨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대가 없이 돌봄과 사랑을 받고 자라면서 아이들이 부모는 물론 남들에게 사랑과 존중을 기대해도 괜찮다면 그 사회와 나라는 건강하고 정상적이다.

그러나 성인이라면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사이라도 쉽지 않다. 예외가 있다면 부모와 자식 관계일 것이다.

자식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무너지더라도 부모는 끝까지 사랑을 저버릴 수 없다. 어떤 보상이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 무조건적 사랑이다. 그런데 '너는 지금 괜찮고, 앞으로 잘될 거야 ‘라는 말은 언제까지나 계속

들을 수 있을까?

아이들은 빨리 큰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면 자신과 사회에 대해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사랑과 존중을

받고 싶다면 그만한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부모의 헌신이 당연한 것처럼 물론 자식의 도리도 있다.

서로가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길을 선택해서 살아가고 있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고통과 외로움도 겪는다. 드물게

가끔 인생의 과정에서 힘들게 노력을 기울여서 얻은 결과가 좋을 때 성취감을 맛보는 짜릿한 순간이 있다.

하지만 항상 나보다 더 능력과 재주를 타고났다거나 강한 집념으로 원대한 꿈을 이루는 사람들을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자만했음을 반성하거나 적당히 자신과 타협해 버리고 안주한 것을 부끄러워하게 된다.

과제를 끝마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자기 효능감)는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어떻든 우리는 자기 효능감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 내가 그림 작업을 붙들고 있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마음 가는 대로가 아니라 마음먹은 대로 뭔가를 하려고 시도하고 어려운 과제들을 피하기보다 숙달해야 할 것으로 받아들일 때 삶을 헤쳐나갈 수 있다. 처음엔 뭐든 서툴고 어려워 보여도 부딪히고 반복하면 쉬워진다. 얼리 어답터와 반대 성향이라 스마트폰의 세계에 늦게 발디디고 몇 번이나 머릿속이 하얘지는 순간들을 거쳐서 익숙해지자 얼마나 편리하고 시간이 절약되는지 모른다. 멀거나 가까운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연결되는 즐거움도 크다. 키오스크 앞에서도 막막했지만 디지털 세계의 도전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역할이 생활과 밀접해진 현실에서 새로운 변화에 맞춰나가는 일이 나이를 불문하고 스스로 자기 효능감을 확인하게 해 준다.

이제 100세 시대를 맞아 주변의 관심과 도움을 기대하기보다 알아보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사는 동안 자기 힘으로 해결하려는 의욕과 노력, 그리고 올바른 것을 추구해야 사랑과 존중을 받을 자격이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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