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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규원 Sep 01. 2021

구경꾼들은 자기만의 역사가 없다

나의 레퍼토리가 있는가?


인생의 레퍼토리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역사를 가졌다. 시간이 흘러서 무채색처럼 

희미한 과거 속에 각인된 기억들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런데 총천연색으로 화려하게 

빛나는 순간들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연결되는 이야기가 있다면 반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늘 삶에 활력을 주기 때문에 레퍼토리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에게 사로잡혀 살아간다. 나만 겪은 듯이 여겨지는 고생은 설움과 한이 

된다. 자기 힘으로 이루어낸 일에 대한 보람이나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든지 힘을 준다.

더구나 신비하고 놀라운 경험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성서에 나오는 예수의 부활 사건도 마찬가지다.

빈 무덤에 대한 세 여인들의 진술이 무시되지 않고 역사적 증거가 되었다. 당시 사람들을 

셀 때 여성은 수에 넣지도 않았다. 그런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는 예외적인 일이라 오히려 

사건의 신빙성이 입증된다.


끝이 없고 다면적인 우주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세상을 다 알 수 없다. 그래서 '기적'이라고 

말한다. 부활이라는 알갱이와 같은 실재와 사건이 연결되면서 강력한 신앙공동체를 만들어

내고 점점 세력을 넓혀가게 되었다. 부활의 증인인 세 여인들은 구경꾼이 아니었다. 예수의 

생애를 가까이 목격하고 그의 말을 믿고 따랐다.

믿음은 머리나 마음으로만 아니라 올바른 행위와 삶의 모습으로 드러나게 되어있다. 제자들이 

절망과 두려움에 빠져 있거나 생업으로 돌아간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므로 신에 대한 성서의 

진술과 흔적들과 마찬가지로 부활을 기적이라 치부하기보다 진지하게 접근하고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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