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가 아니라 멘토

서식환경이 다른 세계

by 명규원

바람직한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 애정과 관심의 대상인 자식의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주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면 행복할 것이다. 모든 수고가 보상되고도 남는다. 기대를

안고 학원에 맡기면 그 시간만큼 공부할 거라는 생각에 안심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 여건상 보내지

못하고 집에서 독려해야 할 처지면 어느새 모니터가 될 수밖에 없다. 휴대폰을 붙잡고 시간을 허비하는

아들과 여러 번 부딪혔다. 어리숙한 엄마가 뭐라 할까? 컴퓨터 게임에 빠져서 새벽까지 자지 않고, 아이템 구입에 부정한 방법으로 부모의

돈을 지출하기도 하는데...

'공부 좀 해라!'는 말이 더 이상 안 통하는 세상이 된 지 오래되었다. 아직 꿈을 찾지 못하고 앞날을 미리

생각할 능력이 없는 아이에게 “지금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라고 하면 통할까?

중학생 아들이 그랬듯이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는 대답만 허공에 흩어질 뿐이다.

'지금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나중에 분명히 후회하게 될 거다'라고 말할 수도 없다. 열심히 공부한 누나도

취직이 어려워 힘겹게 계약직을 얻는 형편이니까. 사실 게임하는 절반만큼만 해도 확 달라질 텐데...!

어떻든 첨단 기술과 어울려 지내는 생활방식의 변화를 부정할 수는 없다. 어른들과 다른 사회에 아이들은

서식하는 중이고 과거의 기준으로 예단하는 것은 어리석다. 지식과 학문의 변화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큰 폭으로 발전해서 기존에 것들을 다 버려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직업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아이의 행동을 주시하고 모니터 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아이에게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소용없다. 좀

답답하지만 내적인 동기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낫다. 아이와 얘기를 하려면 자세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스스로 휴대폰을 내려놓고 컴퓨터 게임에 몰입하지 않도록 합당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궁색하게 생각해 낸 말이 있긴 하다. 이런 말로 멘토의 자격을 얻을지 모르나 던져본다.

"재미가 없더라도 공부를 이겨내라. 그래야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는 훈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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