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마리아 릴케
아주 종종
그대를 생각합니다.
그대는 끊임없이 내 마음속에 찾아들지요
그대를 생각합니다
뜻하지 않는 시간에
뜻하지 않는 곳에서
그대에 대한 아름다운 생각을 하면서
끊임없이 놀라게 되는 것은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요
정말 좋은 시다! 사랑이 놀라운 선물임을 잘 느끼게 한다.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어야 하고 서로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일까? 시인은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살아간다.
우리는 사랑하기 이전에 사랑받는다. 모든 사랑은 과잉이 됨으로써 머물고 지속된다.
불안과 슬픔, 고통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더라도 좋았던 기억과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용기를 내야 한다. 소소한 즐거움과 아름다운 생각을 영혼의 시인이 바라고 있다.
시인 중에 시인이라고 할 만한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영혼의 조각가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성취한 업적만을 반복하며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예술가들도 있다. 이미 이룩해 냈고
그래서 한결 수월해진 보장된 성취를 붙든 채 자기 복제를 해나가는 것이다.
더 이상의 발전이 없는 작품을 재생산하면서 명성을 유지하고 경제적 여유를 누리고자 한다.
반복된 자기 복제 속에서 새로움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르는 채 하는 이유가 있다.
나름대로 완성의 정점에 섰다고 생각할 때 다시 한번 완전히 새로운 창조의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는
고통을 회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대하고 만족을 모르는 예술가는 다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현실적인 삶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영속하는 작품을 위해 희생한다.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을 사랑해 마지않는 순수한 열정에
싸여 살아간다. 그래서 인류의 문화적 자산인 작품을 후세에 남겨 놓고 정신적으로 정진하는 모든
사람에게 고귀한 보증이 된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시인입니다. 순수하고 완전한
의미에서 그러합니다. ”
<우정, 나의 종교> 스테판 츠바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