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과 바다

광안리 바다 근처 백일 평양냉면

by 명규원

추석을 맞이해서 식구들이 다 모이면 함께 렌터카로 시립 미술관에 가거나 부산 근처

가볼 만한 곳으로 나갔다. 이번엔 부산의 대표적인 금정산 자락을 등산하기로

했다. 10월 말 설악산 등반계획을 세운 큰딸이 의욕을 내서 코스를 잘 안내했다.

만덕동 산에 올라 상계봉을 향해 가다가 낙동강과 송도 영도를 보자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부산에 와서 제대로 산을 오른 적이 없어서 파리봉 정상 가는 길에 기기묘묘한 큰 바위들과

저 멀리 광안대교와 바다가 보이는 것이 신기했다. 김밥과 과일, 커피를 나눠 먹었는데

동래시장에서 칼국수를 또 맛있게 먹었다. 난 들깨메밀 칼국수가 여전히 제일이다.

추석날은 비가 와서 집에 있었다. 커피를 여러 번 드립 해서 빵과 송편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만두를 만들고 빈대떡을 부쳐먹었다.

사흘을 보내고 드디어 작별할 날이 되었다.

오늘 점심엔 양지머리로 미역국을 끓이고 반건조 한 참가자미를 구웠다. 빈대떡과

육전도 부쳐서 잘 먹었다. 명절을 보내면서 마무리는 꼭 냉면을 먹어왔다.

부산에 살면서 제일 아쉬운 점이 맛있는 냉면 집이 없다는 거였다. 그런데 최근 수영구에

백일 평양냉면 집이 미쉐린 가이드 2025 빕구르망에 선정된 식당으로 알려져서 아들과

한 번 간 적이 있는데 딸들도 가보자고 했다. 광안리 바다도 볼 겸 짐을 챙갸서 길을 나섰다.


전에 갔을 땐 웨이팅이 길어져서 한 시간 이상 카페에서 기다렸기 때문에 그이가 먼저

출발해서 십여분 대기하고 5시 반에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이북식 만두는 집에서 잘

해 먹으니까 재료가 소진되었어도 상관없었다.

물냉면 맛이 깔끔하고 국물이 시원하다고 딸들이 만족했다. 두툼한 제육도 괜찮고

뜨거운 육수도 육향이 느껴지고 자극적아지 않은 맛이 좋았다. 배추와 무김치도 간이

적당하고 썰어놓은 마늘도 신선했다.

부산에 젊은 사람들이 서울로 떠나고 '노인과 바다'라는 자조 섞인 말이 있는데 앞으로

냉면집이 잘 되아서 '냉면과 바다'가 되면 좋겠다.

후식으로 빙수를 먹을까 했는데 연휴라 너무 사람들이 많아서 앉을자리가 없었다.

광안리 바다를 좀 걸으며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기차 시간을 맞춰 발길을 재촉했다.

이제 보름달을 보며 오늘 충만한 추석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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