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을 돌볼 수 있기를, 풍파가 심할 때는 순간의 통찰로부터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랐다. 내가 믿는 것은 이런 것들이고 세상은 모든 참혹에도 나를
흔들어놓지 못했다. “
20세기 지식인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고, 다양한 실천활동을 한 버트런드 러셀의
말이다. 그는 수학자로서 순수 학문에 열정을 보여주었고 철학과 예술 등 다양한
저작활동으로 1950년 노밸 문학상을 받았다.
지식에 대한 탐구욕 못지않게 인류의 고통에 대한 연민을 가졌던 러셀은 정치적인 활동과
대중 계몽, 교육에도 힘을 쏟았다.
"거짓과 더불어 제정신으로 사느니, 진실과 더불어 미치는 쪽을 택하고 싶다, "
라는 잠언이 그의 인생의 핵심 가치를 잘 이야기해 준다.
인간답게 살아가는 태도는 무엇일까?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고, 판단하려는
끈질긴 시도가 아닐까?
과거에 비해 풍요롭고 안락해진 세상에서 인류는 지식과 정보를 더 많이 접하고
똑똑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집단에 순응하는 부족주의적 사고가 극단적인 분열과
폭력을 낳고 있다.
어떤 이념이나 규범에 대해서도 당위적 사고의 틀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이 ‘생각’하는 능력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사건과 상황 속에서 계속 찾아나가야
한다. ChatGPT나 제미나이(Gemini) 같은 생성형 AI가 어떤 질문에도 답해주고 있지만
개인들의 주체적인 사고와 판단력이 중요한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적어도 ‘이것은 아닌데...’ 과연 ‘뭐가 진실일까?’ 성급한 판단을 유보하고 사실에
접근해가면서 지켜보는 게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AI시대에 도구를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예술이나 학문이 추구하는 가치를
향하여 자신을 투입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방대한 판도라 행성의 이야기
<아바타 3> ‘불과 재’로 돌아온 카메론 감독의 인터뷰 기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롬프트에 대응하여 텍스트., 이미지, 기타 미디어를 생성하는 AI를 단 일초도 쓰지 않았다고
한다.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입니다. 무난한 결과를
원하면 AI를 써도 되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고유한 인물이죠. 판도라의 세계가 실제처럼
느껴지는 건 배우들의 살아있는 연기에 기반했기 때문입니다. “
인간다움의 의미를 따져보게 되는 시점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개성적 표현으로서 예술 장르가
계속 발전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