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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규원 Jan 12. 2022

힘들고 어렵고 외로운 여정 끝에

<길가메시 신화>

 전설적 영웅인 길가메시는 기원전 2700년경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번성했던 수메르 남부의

우루크 왕이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기원전 1800년~2000년 사이 서사시로 도판에 기록되었다.

반신반인으로 지상에서 가장 강력한 왕이었던 길가메시는 오만하고 난폭했으며 어디서나 거센 힘을

자랑했다. 그로 인해 고통을 겪는 사람들은 가만히 눈물을 흘리며 신에게 구원해 달라고 기도를 올릴 뿐이었다.

신들은 회의를 열어 그를 대적할 만한 존재인 엔키두를 보낸다. 초야권을 행사하려던 길가메시를 막은 엔키두와 한바탕 격투를 치르고 굴복한 뒤

길가메시는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엔키두와

숲 속의 괴물 훔바바(삼나무의 수호신)를 치러 함께 떠나서 무찌른다. 길가메시를 사랑하게 된 여신

이쉬타르의 유혹을 뿌리치는 과정에서 하늘의 황소까지 죽여버린다.

그런데 이쉬타르의 아버지인 하늘의 신 아누의 분노를 사서 엔키두가 죽게 된다. 타인의 죽음을 통해

처음으로 죽음을 경험한 길가메시는 죽음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찾아 길을 나선다. 친구의 죽음에

대해 애통해하며 죽지 않는 비결을 찾아 헤매다 마침내 성자(聖子)의 섬에 사는 우트나 파시 팀을

만나 신이 일으켰던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이야기를 듣는다. '영생'을 얻으려는 그에게 '죽음'은 인간의

운명이라고 한다. 영생의 비밀은 알지 못했지만 불로초를 구한 뒤 돌아가면 먼저 노인들에게 먹일  

생각을 한 길가메시가 잠든 사이 뱀이 먹어버린다. 멋진 외모 대신 초췌하고 쓸쓸한 모습의 길가메시는

과거와 달리 외로움, 슬픔, 병듦과 늙음의 고통을 이해하는 인간이 되었다. 빈손으로 돌아왔으나 다른

사람을 생각할 마음의 여유와 형형한 눈빛을 간직한 그는 '길'이 조상 혹은 노인의 의미가 있고 '메시'가

영웅과 젊은이라는 뜻이 있듯이 '조상의 영웅'이 된다. "긴 여정에서 얻은 보물은 '자기 자신'"이라고 한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말에 공감이 간다.

길가메시는 남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월한 조건을 지녔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과

용맹함, 부, 명예, 멋진 외모로 진정한 영웅이 된 것은 아니다. 그도 죽음이라는 고통 앞에서 한낱 인간일

뿐이었다. 세상의 끝까지 헤매면서 모든 인간의 삶과 같은 경험을 하고 극복해 냈기 때문이다. 우리도

   길가메시처럼 힘든 여정일자라도 소중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새롭게 만날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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