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명규원 Jan 18. 2022

세상을 이해하고 개선하는 힘

종교와 과학

아직도 종교와 과학이 충돌하고 모순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주의 기원과 생명의 진화에

대해 납득할만한 과학적 연구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창조'인가 '진화'인가 하는 식의 논쟁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근대가 시작되었을 때 과학은 본래 신앙과 대척되지 않았다. 진리를 밝히는 방법으로서

과학이 발전하고 신의 은총과 계시를 더욱 값지게 하는 것이었다.

수학자로서 확률론, 수론(數論)및 기하학 등에 걸쳐서 공헌한 파스칼은 1642년 계산기를 발명하였을 뿐

아니라 물리학자, 철학자이며 신학자였다. 자연의 신비성을 제거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신앙이 있었다.

그는 일련의 회심 사건을 계기로 기독교의 원리를 탐구하고 인간과 신에 대한 사색에 전념하게 되었다.

'생각하는 갈대'로 잘 알려진 <팡세>는 기독교를 반대하는 이들에 대항하기 위한 호교론의 성격을 지닌

유고들을 모은 것이다. 인간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스토아 철학이나 삶의 허무를 강조하는 회의주의 또는

쾌락주의 모두 인간의 불완전하고 모순된 삶 전체를 밝혀줄 수 없고 오직 기독교에 의해서만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사물의 진정한 본질을 발견하려는 인간의 지속적인 관심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의해 근대 과학으로 꽃피었다. 하느님이 세상을 합리적으로 창조했고, 따라서 우주와 자연은 법칙적으로 돌아간다는 신뢰가 바탕에 있었다.

신의 뜻을 매번 계시를 통해 직접 알려주지 않아도 '이성'을 통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이성

자체도 하느님이 인간에게 준 능력이라는 점에서 과학은 신의 뜻을 이 땅에 구현하는 힘으로 작용했고 인간의 복리를 증진시키는 기술의 발달을 가져오게 만들었다. 과학기술은 신앙을 돈독하게 하는 진정한 길이라는

보장을 받은  역설적으로 독자적인 기반을 가지고 종교와는 무관한 분야로 성장할  있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산업혁명을 거쳐 결국 서구 문명으로 하여금 세계를 지배하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신이 창조한 세상이 미완성 상태이고 하느님은 지금도 창조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타쿤 올람' 사상은 유대인들에게 세상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게 해 주었다. 유대인들이 중요시하는 배움은 신에게 다가가는 행위이다. 신의 뜻을 살피고 파트너로서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유대인의 사고방식은 과학과 의학분야에서 혁혁한 업적을 낳았고 인류를 질병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했다.

종교개혁자 칼뱅은 인간을 알아야 신을 알고, 신을 알아야 인간을   있다.”라고 했다. 인간이 스스로를 객관화할  있는 근거는 신을 의식한 결과다. 세상을 이해하고 개선시키는 힘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힘들고 어렵고 외로운 여정 끝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