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문제

언제나 내 곁에

by 명규원

어쩌면 고통은 모든 인간에게 불가피한 삶의 조건이다. 인간이 고통을 떠나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작가는 도스토옙스키다. 누구나 고통을 피하고 싶고 행복만 가득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인생이 마음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이 상처와 고통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고통이 없다면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타인이 느끼는 고통을 형제자매의 일처럼 공감하고 아파하는 인류로서 우리의 연대감도 가능한 것이다. 고통이 있기에 우리는 성숙해지고 삶이 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실존적 의미를 떠나 고통을 미화하려는 것은 아니다. 전쟁이나 재앙, 불의한 사회체제에서 당하는 고통은

사라져야 하고 고통 자체는 무의미하다. 레비나스는 고통이란 "우리 밖에서 침입하여 우리를 무력하게 하는 힘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 느끼는 죽음은 불가능성의 가능성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의 불가능성이다. 즉 가능한 것의 한계이고 절망이며 비참함 그 자체다.

고통이 사고처럼 들이닥친 경우도 있지만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것이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과 고통은 무엇보다도 크다. 슬픔을 이기는 길은 충분히 슬퍼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충격적인 상황 속에서 서서히 밀려들기 때문에 오래간다. 한평생 가장 가까웠던 사람을 잃는 데 대해서 위로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편 고통을 애써 잊으려 하다가 한데 섞여있는 기쁨과 즐거움, 그런 기억마저 지워버릴 수 있다. 그래서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삶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힘들어도 관심을 갖는 일이나 대상을 다시 삶 속에 끌어들여야 한다. 고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지만

상대를 용서하고 안아주면 선물처럼 위로를 받을 수도 있다. 끔찍한 고통도 언젠가는 짊어지고 살아갈 날이 올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