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지어 한 다발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어디서 왔을까? 왜 아름답다고 느끼는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아름다움을 찾는다. 아름다움은 항상 적합한 것이고 섬세하고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성서의 시편에도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라고 한다.
하느님은 보이지 않게 만물 위에 남아 있어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름답게
꾸미고 표현하려고 애를 쓴다고 해서 아름다워지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이다.
시장에서 돌아오는 길, 노점에서 꽃을 샀다. 노오란 프리지어는 졸업과 입학 시즌에
축하하는 의미로 주고받던 꽃이다. 이 꽃을 제일 좋아한다는 친구의 말에 최근 다시
찾게 되었다. 작년에도 이맘때 프리지어를 꽂아놓고 보다가 사진을 찍었던 일이 생각났다.
프리지어처럼 신선한 향기가 누군가에서 내게로 풍겨온 기억이 언제였던가?
나는 그런 향기를 조금이라도 간직할 수 있을까?
수많은 허물과 죄를 감추고 사는 인간의 꽃과 열매는 무엇일까? 정직함이나 자비심도
선함도 불완전하고 일시적인 행위에 그치는 보잘것없는 존재이다. 그래서 잠언에
"고운 것도 거짓되고 그 아름다운 것도 헛되다."라고 한 모양이다. 우리 안에서
그런 미덕이 늘 차고 넘쳐야 한다. 사람의 아름다움은 용모가 아니라 태도에서 나온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매력적이고 하느님을 경외하는 자세가 선하고 유익하다. 프리지어의
향기를 더 맡기 위해 고개를 숙이듯 우리가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진다면
솔직함과 기쁨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새로운 마음으로
이 봄을 느껴보자.
'영원이란 바로 오늘이며
무한한 수의 사물에 대한
직접적이고 찬란한 향유이다.'
-보르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