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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규원 Jul 28. 2023

새로운 단순함

신선한 즐거움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길을 얼마나 걸어야 영원의 순간에 도달할 수 있을까? 나의 시선이 언제쯤 고정관념을 벗어나 대상을 해체하고 아름다운 형태나 색의 조합으로 단순화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양하고 경이로운 자연과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는 데 한계를 느끼면서 길을 모색해 왔다. 그러나 단순한 선과 색채로 표현된 그림을

좋아하게 되었지만 내가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요즘 작업을 하다가 무리가 되었는지 이석증이 왔고 그리던 그림들을 다 치워버렸다. 어지럽고 구토가 날만큼

내 그림이 싫어졌다. 이젠 뭔가 새로운 단순함을 표현하고 싶다. 화가가 그림 속에 자기 자신으로 신비롭고

고요하게 존재한다는 것! 나의 개성을 지우면서 보편적인 아름다움에 이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고통스럽지만 작업을 계속해야만 살아갈 수 있었던 화가들이 역사에 남을만한 작품을 남겼다. 외롭고 힘들어도 그림에 대한 간절함과 무언가 되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 기쁨과 행복에 대한 욕망이 작업의 원동력이기도 했다. 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다.

내가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기를 바라기 전에 나 자신을 위로하고 힘을 얻고 싶다. 어린이처럼 순수함과 단순함으로 돌아가서 즐겁게 그리고 싶다. 탐험하고 꿈꾸고 발견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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