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05 - 9/8/25
부끄럽게도 정말 오랫만에 브런치를 쓴다. 글을 기다려주신 분이 있다면 심심한 사과의 말을 드리고 싶다. 변명을 하자면, 이 사이에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다. 남편이랑 뉴욕도 다녀오고, 영주권 인터뷰도 잡히고, 새집으로 이사했다. 남편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 시간이 나서 한국을 오랜만에 방문했다. 그래서 나 혼자 귀여운 고양이과 넓은 집을 혼자 쓰고 있다. 집안이 엉망진창이지만 새로 이사온 집의 뷰가 아름다워서 좋다.
아름드리 나무와 어여쁜 주택들을 내려다보니 순간 저렇게 집이 많은데 왜 내 집을 없을 까 싶기도 한다. 하지만 가지지 못한것에 괴로워하기 보다는 내가 가진 것에 기뻐하기로 마음을 먹은 요즘이다.
지방에서 자라 미국에서 이정도 자리 잡기까지 난 참 다양한 주거 공간에서 살아보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강남역 바로 옆에 자리 잡은 고시원에서 산것이다. 그 다음은 서울대생이 살던 옥탑방을 여름방학동에 살던 기억이다. 영어가 부족해서 학원에 돈을 마쳐가며 열심히 토플와 GRE를 공부했던 시절이다. 내 여동생은 내가 살던 고시원을 보고 좁디좁은 방과 말라진 나를 보고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했지만, 정작 나는 힘들다고 생각을 못했다. 유학을 가고싶다고 생각했고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것에 충분했다.
유학을 떠나온 이후로 8년간 지금까지 10번에 가까운 이사를 했다. 그 중 한국인 집주인에게 방하나 빌려서 산것은 두번이다. 미국에 처음 왔을때 아는 누구 하나 없어 인터넷으로 방 한칸 찾은적 한번. 그리고 박사 마지막 임상경험을 쌓을 때 두번이었다. 얼마안된 과거지만 지금와 돌아보니 내가 알게모르게 참 힘들었겠다싶다.
이제 박사도 따고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나를 보는 것이 참 뿌듯하다. 박사 과정이 참 힘들었지만 힘들었지만 미국이 주는 돈으로 지적,영적 성장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배운 지식과 기술로 직장도 생겼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게 이런걸까싶다.
자- 각설하고 일억(100k)모으기로 결정한지 105일 만에 얼마나 돈이 모였는지 점검해보겠다.
현금: 2,610.51
신용카드 빚:5,386.67
총: -2,776.16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빚을 갚았다. 이제 곧 있으면 +로 전환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가 될 수 도 있다니 정말 믿어지지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