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참으로 안타깝다.

당신의 도화지는 어떻습니까?

by 유슬

참으로 안타깝다. 당신의 그림은 어디 있는가.

새하얀 도화지 위에 도대체 무엇을 부었길래

그리 되었을까.


아무리 닦아내려 해도 번져가기만 할 뿐

아무리 지워보려 해도 찢어지기만 할 뿐

무엇을 바랐길래.


이제는 태초의 것을 감추기 위해

계속해서, 계속해서

덧칠한다.


참으로 안타깝다.

그림을 더 이상 그리지 못한 채

몇 겹의 속세의 옷을 입은

너의 도화지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상처 속에서 터지는 다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