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일기

by 빔히

아침 일찍 눈을 떴다. 걱정과 설렘이 다가와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 이유는 오늘 첫 상담이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상담시간이 빨리 찾아오길 바라며 기다렸고 어느새 시간이 되어 아빠차를 타고 상담센터를 방문했다.


참고로 나는 과거 선택적 함구증이란 말을 들었을 정도로 말을 못 해 상담센터는 쳐다볼 수도 없었고 병원에서도 나를 대신하여 엄마가 내 증상을 추측해서 말할 정도였다. 내가 말하기 시작한 건 오래되지 않았다. 제대로 상담이 이루어진 건 올해 3월,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상담을 진행하였고 그것이 나에게 처음으로 상담 종결이 이루어진 곳이다. 항상 1~2번 받고 나는 거부했다. 그때의 아픔을 원망한다. 말 하나만 잘했어도 내가 이렇게 오래 아팠을까 하는 생각이 나를 괴롭힌다. 이미 지나온 일, 지금부터라도 나를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지긋지긋하니까.


도착하니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나를 반겨주셨다. 첫날이기 때문에 나와의 상담 30분, 부모님과의 상담 20분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나 먼저 들어가서 상담을 진행했다.


종이 하나를 주셨다. 상담에서 바라는 점을 쓰는 칸에 '편안해지고 싶다'라고 썼다. 가족 쓰는 칸에서도 한참을 고민했다. 다 작성하고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병원을 언제부터 다녔는지 묻고서는 이 긴 시간 동안 한 번도 상담을 받지 않았냐는 말에 슬퍼졌다. 자해도 그때부터였다고 하니 팔을 보여줄 수 있냐고 물었고 나는 옷소매를 걷었다. 화상에 대해 물었다. 다친 줄 알았다고 한 말에 또 슬퍼졌다. 처음 상담이 두려운 이유다. 상처 내는 것에 미친 사람처럼 볼까 봐.


학교얘기, 가족얘기도 하고 평범함을 구체화해보기도 했다. 30분은 너무나도 짧았다. 그다음 엄마가 들어갔고 아빠와 나는 얘기하던 중 많이 발전했다고, 이렇게 상담도 받는 건 기적이라고, 청소년상담복지센터쌤께 감사하다고 하며 내가 나아진 모습에 아빠가 눈물을 흘린 것을 봤다. 나도 울컥했다. 과거에 너무 아팠던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고 이만큼 성장한 것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더욱 나아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생각보다 엄마와 선생님의 이야기는 길어졌다. 20분이 아닌 30분 넘게 얘기가 오간 것 같다. 왜일까? 나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했을지 너무 궁금하다. 첫날이라 솔직히 어색했고 다음 상담이 조금 겁나기도 하다. 내가 기대하는 '편안함'을 앞으로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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