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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또

by 이하늘

이렇게 또 여름이 온다.
겨우내 덮던 두꺼운 이불을 정리하며
어느덧 봄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내 옷장에는 짧아진 소매와 바지들이 자리한다.

해는 길어지고 올리브 빛 나뭇잎은 푸르름을 입는다.

매 여름마다 의무처럼 사랑하던 바다도,
즐겨먹던 시원한 음식도 나는 또 새롭다는 듯 찾아델 테고,
그렇게 계절을 견디며 뜨거운 햇빛에 아득해질 때쯤
한순간 여름의 것이 아닌 바람을 맞으며 생각할 거다.

이렇게 또

가을이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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