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
좁은 방, 단칸방에서 살던 때가 한 번씩 기억난다.
부모님이 동네에서 소규모 슈퍼를 운영하던 시절 작은 방에서 밤이면 옹기종기 모여 아빠, 엄마, 나, 동생 넷이서 함께 잠을 잤다. 문 하나를 열면 카운터에 앉아있는 엄마와 늘 무거운 짐들을 싣고 비 오는 날에도 무더운 날에도 이리저리 트럭을 모느라 바쁜 아빠.
화장실이 가까이 없는 그 집에서 어린 날을 보냈다. 집 밖 뒷문 쪽에 있던 수세식 화장실이 무서운 어린 날의 나는 누군가와 꼭 같이 가야만 안심이 되었고 그때마다 부모님은 아무 말 않고 묵묵히 함께 해주셨다. 그것도 무서운 나는 집 안 욕실에서 급한 일은 해결했고 욕실과 연결된 주방 겸 창고는 늘 어두컴컴해 무서운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슈퍼에 늘 먹을 것이 있어 한 번씩 나타나는 쥐들을 잡기 위해 부모님은 골머리를 앓았다. 이렇게 놓고 보면 쉽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난 그때 그런 줄 몰랐다. 밤에 함께 나란히 누워 잘 때면 그 누구보다 든든했고 카운터에 있는 엄마와 늘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힘들어도 우리 앞에선 큰 내색 하지 않는 성격을 가지신 둘이라 슬픔을 잘 모르고 자랐다. 장난기 많은 아빠와 웃음 많은 엄마는 나에게 즐거움을 더 많이 알려주었다.
아마 우리가 웃기를 바라는 마음에 즐거운 환경을 만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거겠지. 나도 그런 즐거움을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