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험으로 지정된 지역을 다녀오거나 확진자 혹은 밀접 접촉자와 시공간을 공유한, 어찌 됐든 코로나 위험 가능성이 있는 경우 황마나 적마로 바뀐다고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상해에서 확진자가 나와 상해가 위험지역으로 지정되었는데 상해에 다녀왔다면 황마로 바뀔 수 있다. 또는 내가 확진자가 있었던 시간에 같은 기지국 내에 있었다면 공간이 겹치지 않아도 황마로 바뀔 수 있다. 사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이미 황마로 바뀐 이상 나는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3일 이내에 지정 검사소에 가서 2번의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했다. 그리고 결과가 음성이라면 다시 녹색으로 변경된다.
'언니~'
하고 아는 동생이 문자를 보냈다.
내 얘기를 듣고 걱정해서 그런가 싶어
'나 괜찮아~'
했더니
'언니, 나도 황마예요. 어떻게 해요.'
라는 답이 왔다.
열흘 전쯤 같이 꽃시장을 다녀온 적 있는 동생이다. 외국인들이 잘 가지 않는 리얼 중국 꽃시장을 찾아내서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다. 어쩌면 그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순간 스쳤다.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용기가 생겼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3일, 그중 2번 지정된 검사소를 찾아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가장 가까운 검사소를 찾았다. 하지만 건물을 빙 돌아 대로까지 빽빽하게 줄 서 있는 몇백 명의 사람들 뒤에 섰다가는 오늘 안에 검사가 불가능해 보인다. 일단 철수!
집에 돌아와 아이와 남편과 점심을 먹고 바로 다른 검사소로 재도전했다. 이번에는 눈치게임 성공! 우리는 1시간도 안 걸려 검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는 동안 아파트 단지에서도 이틀에 한번, 혹은 매일 코로나 검사가 이어졌다. 단지에서 검사를 해야 외출 가능한 확인증을 주기 때문에 우리는 아침에는 단지 내 코로나 검사를 하고 오후에는 외부 지정 병원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했다. 그러고도 자동으로 변경이 안 되는 경우 진정서 같은걸 내야 했는데 난 참 운도 없지, 결국 그걸 내고 나서야 녹색으로 바뀌었다.
짐 싸서 출근하는 남편
그리고 다음날 아침 남편은 타 도시에 있는 회사로 떠났다. 출근이 아닌 출병 같은 느낌으로.
더 이상의 도시 간 이동이 불가능해 한번 가면 언제 돌아올지 몰랐다. 직원들은 기숙사나 근처 호텔로 숙소가 배정되었다. 같은 단지에 회사 주재원 가정이 많았는데 아빠들이 다 전쟁터로 떠나 한국인들이라고는 아이들과 엄마들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