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일을 멈춘 지 몇 년, 마치 운동선수가 큰 부상 이후로 운동을 완전히 접듯이 글쓰기와 담을 쌓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발견하게 된 어느 글쓰기 모임 홍보글. 용기를 내어 참석한 모임에서 잊혔던 운동신경이 살아나듯 글에 대한 욕구와 감각이 꿈틀거리는 걸 느꼈습니다. 그렇게 일이 년이 지나고 이제는, 앞장서서 매주 정해진 하루에 그날의 주제로 글을 쓰는 모임을 주선하고 있습니다. 타인이 제시한 주제는 때로 어렵고, 30분 남짓의 시간 동안 완성하는 건 촉박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래도 매주 재미있는 글이 나옵니다. 인간은 어려운 상황이 되어야 뭔가 능력이 발동하는가 봅니다. 장르도 다양하고, 분위기도 매번 다릅니다. 때로 완성도가 불만족스러울 때도 많습니다. 그래도 글쓰기를 쉬지 않게 해 주니 다 어여쁜 글들입니다. 큰 기대 없이 보시기를 권합니다. 어쩌다 보이는 어여쁜 들꽃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