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위해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
나는 혼자인 게 편하다.
물론 혼자인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남들을 위해서라도.
어릴 때부터 비혼 주의 아이를 안 갖겠다고 한 것도 나는 누군가를 양육할 힘도 누군가를 양육할만한 재목도 누군가를 끝까지 사랑할 자격도 없는 사람인 걸 진작에 알았기 때문이다.
그럴만한 끈기도 재능도 없다.
나와 멀어진 친구들의 일상을 우연히 보게 되면, 그들은 나와 있을 때보다 모두 행복해 보인다. 이유를 안다.
나는 예민하고 울적한 기운이 심한 사람이라, 그런 사람은 에너지 뱀파이어 즉, 자신의 에너지를 뽑아먹는 사람이라 굳이 가까이해서는 안 된다.
자기 객관적으로.
그래서일까. 요즘 아무 상도 연락하지 않고 누군가와 소통하지 않아도 꽤나 괜찮다고 느껴진다.
굳이 내가 누군가와 가까이해서 얻어지는 것은 나의 잠깐의 외로움 해소일뿐, 정기적으로 지구적인 에너지 차원에서는 손실이다. 그래서 지금의 히키코모리 상태는 내가 지구에게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나 같은 사람은 누군가와 가까워져서도 사랑해서도 안된다.
그냥 지금처럼 아무도 안 만나고 누군가와 가까이 하기보다 나만 보고 내 안에 있다가, 그냥 어느 날에 아무도 모르게 죽고 싶다.
사실 관심받고 예쁨 받고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것마저 포기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더 기대하지 말자.
그것은 지구에게 세계에게 해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