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를 읽고 나서

어쩌면 나는

by 송희

숨고 싶은 사람들. 나를 칭하는 말 같다. 읽는 내내 나는 곧 봉철이었고, 봉철은 내가 깊숙하게 숨겨놓았던 말들을 대신해주었다. 사실 나는 두려운 것이다. 사람들과 멀어지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가 나갔을 때 그리고 사람들이 나를 알아챌 때 친해질 때, 사실 사람들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나를 버릴까 봐 두려운 것이다. 그와 다르게 나는 대학도 나오고 그와 다르게 나는 그렇게 가난하게 생계가 걱정이고 돈이 없어서 병원도 못 가고 상담도 못 받지도 않는다. 심지어 나이도 어리다. 사람들이 그보고 한심하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보다 나은 환경인 나는 더 한심하다. 난 그처럼 노력도 하기 싫다. 세상이 두렵다. 세상에 나라는 존재를 나 자체로 밝히게 되면, 나를 떠나갈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두렵다. 그래서 일부러 세상이 더 싫은 척한다. 사실 밉기도 하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세상이. 그러면서 그렇게 말하면 내가 더 비참하기에 오늘도 세상이 싫은 척을 한다. 그래서 살 의지도 살아갈 이유도 모르겠다. 책의 문장들이 다 내가 하는 말 같았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으면, 한심한 사람의 그리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이 든다. 그냥 든다. 나도 이유는 모르겠다. 그처럼 어릴 때부터 그랬다.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다.

한심하기 짝이 없을지도 모른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빠가 그렇게 말했다. 살고 싶은 사람이 어딨냐고 그냥 하는 거라고.

근데 그냥이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아니 못 되는 사람들이 있다.

나와 봉철 씨처럼 그 부분이 삭제된 것처럼. 아니 봉철 씨는 모르겠고. 나는 그렇다.

그냥 그런 사고 회로 자체가 삭제된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기억이 있을 때부터 그러했다.

누군가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냥 그렇다고 이런 사람도 있다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그래도 아직은 세상이 무섭다.

그냥 책을 읽고 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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