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가을 Jun 20. 2024

특정다수

직업의 특성상 나는 특정다수를 많이 만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나의 사무실로 불특정 시간에 와서 불특정이야기를 한다.


들어오는 사람을 대할 때마다 나는 그 사람에게 특정된 모드로 변환한다.

띠리리 찰칵! 모드 1

변환은 본능적이다.


저 사람? 띠리리 찰칵! 모드 7


그러나 모드 3인 사람과 5인 사람과 6인 사람이 동시에 들어오면 난이도가 조금 높아진다.


약간의 버퍼링이 있지만 서서히 그 모드로 맞춰간다. 모드 알파 3.


모드 알파 3과 모드 9가 만나면 모드 베타 2가 되기도 한다.


각각의 모드마다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 해야 할 이야기, 그 정도의 차이,  지어야 할 표정 모두 다 다르다.


어느 날 고장이 나서 삐끗거려 잘 맞추지 못하는 순간 그 후폭풍이 거세게 온다.

그것을 수습하려면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


수십 개의 모드 중 내가 좋아하는 모드는 있다.  컴포트 모드.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으로 있는, 내가 그 속에 많은,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아도 되는..


모드가 많았던 날에는 집에 가서 지쳐 쓰러진다.


제발 이 안테나를 끄고 싶다. 이건 어떻게 끄는걸까


나는 왜 이러고 사는가.  오늘 중 나는 어디 있었는가.






 











작가의 이전글 병실의 창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