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

작고 가벼운 행복

by 노을책갈피


<행복한 사람>

행복에도 크기가 있을까?
행복에 관해 자주 생각하는 요즘이다. 크고 무거운 행복이 아니라 작고 가벼워서 어디든 들고 갈 수 있고, 언제든 버릴 수 있고, 누구와도 나눌 수 있는 행복. 시시한 생각이지만, 창문을 활짝 열고 방바닥에 누운 채 생각에 생각을 잇다 보면 '이거 꽤 행복한걸' 하고 어깨를 으쓱하게 되기도 한다. 행복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에 이르노니. 엄청 근엄하게 말한다면, 그런 주제를 담은 무수한 글들처럼 듣는 사람의 맥이 탁 빠지겠지? 하지만 맥 빠지는 행복도, 있을 수 있는 행복.
김현 <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


작가가 이 제목을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아는 어느 시인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없어요. 행복은 마음속에 있는 것이에요."라고.


김현 작가님도 같은 맥락으로 행복에 관한 다양한 예시를 들었다.


"어젯밤에는 잠을 깊이 잤다(행복). 가벼운 몸으로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시며, 햇볕에 바짝 말려 보송보송한 수건에 얼굴을 닦으며 행복했다."


이 정말 소박한 행복이지 않은가?


만약 행복에도 크기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작고 가벼워서 어디든 들고 갈 수 있고, 누구와도 나눌 수 있는 소소한 웃음이 피어나는, 증발해 버려도 딱 좋을 만큼의 행복을 그려내고 싶은 작가의 마음은 아니었을까?


결론은 작가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부모님이 아직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사실을 잊은 채로 지내다가 새삼 깨치는 행복 한 스푼.


매해 어김없이 돌아오는 봄을 보며 생동하는 새싹과 꽃망울에 경탄하는 행복 두 스푼.


홀로, 한밤에, 음악을 듣고, 그림을 보고, 시를 읽는 소박한 행복 세 스푼까지.


그런 작가의 글을 보며 나도 "행복한 사람"임을 다시금 깨우친다.


만인에게 행복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고. 아니, 행복은 마음속에 있는 것이라고 일러주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는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봄에는 누구나 자주 감격한다. 희망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김현 <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


나에게도 봄이란 계절은 메말라 있던 감정이 다시금 솟아나는 감격 그 자체다.


새싹을 보며 봄의 신호를 알게 되고, 꽃망울을 보며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그 꽃망울들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나의 모든 감각들이 감사할 따름이다.


더불어 그런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는 사실은 나를 희망적인 사람으로 만든다.


모든 것이 피어나는 봄. 모든 만물에 생기가 돋고, 그런 사실에 동력을 얻은 나마저 생생한 활력이 넘친다.


그러므로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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