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아니 우리

<긴긴밤> 루리 글. 그림

by 녹명

쿵!

매번 더 깊이 무너졌다.


옷깃을 여미고

주먹을 꼭 쥐고

신발코만 바라보며 걸었다

별빛을 찾아볼까...

입을 벌린 어둠에

흠칫 올려본 고갤 떨군다.

...

그 길 위에서

코와 부리를 맞대고

따뜻한 차를 건네고

숟가락을 챙겨주고

고개를 끄덕여주고

작은 날개 짓에 웃어주고

절망에 울어주던

그들, 아니 우리


터널 끝 푸른 바다를 갈망하다

그들의 초록 바다에도 발을 담가보다

진흙탕 웅덩이, 하늘빛 터키석이

서로의 눈에 박힐 때에


우리라고 불리는 것은 당연하다.

수많은 긴긴밤을 함께 했으니...


작가의 이전글가만히 서 있을 수 있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