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뛰는 걸 보고 싶으니

by 녹명

어... 이게 뭐야? 상추에 뭐가 있는데

헐래 벌떡 식탁 앞으로 가본다.

이거 돌맹인가? 어, 달팽이 아니야?

그래? 어쩌지...

남편과 나는 서로 얼굴을 보며 난처해한다.

버릴 수도 없고...

그치?

재활용통을 뒤적이며 쓸만한 투명 통을 찾아 씻고 일단 달팽이를 넣어둔다.

상추와 달팽이를 검색해 본다. 껍질이 매끄럽고 윤이 돌아서 명주 (비단) 달팽이라 불린단다.

이름이 고와서일까 나도 모르게 YOON, <FEARLESS NOMAD>,2026,

Oil pastel&Acrylic on paper,42cmX29.7cm발걸음이 빨라진다.

달팽이집을 만들어주고, 플라스틱 뚜껑에 '25.09.24 명주'라고 적어둔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듯 뚜껑 위에 붙어 있기도

가끔씩 죽은 것처럼 흙속에 며칠 동안 동면을 하기도

걱정스레 지켜보다 며칠 후 상추잎이 사라져 버리면

와, 하고 내 입은 헤벌레 벌어진다.

조바심에 툭툭 쳐보고 찾아보려 흙을 뒤적이는 대신에

명주가 움직이는 속도를 옆에서 지켜보며 박자를 맞추고 함께 리듬을 타며

우리는 제법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오늘도 조용히 옆에서 지켜본다.

투명한 집속에 심장이 뛰는 것을 보고 싶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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