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뉴질랜드 2일 차 (2024. 12. 22일)
우리 모두는 긴장보다 설레임이 더 컸던 모양이었다. 아니면 뉴질랜더가 되기로 작정한 것인지
시차로 인한 힘듦 없이 노모까지도 모두 그곳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아침을 일찍 맞았다.
땅이 넓어서인지 집앞길도 뻥 뚫린 듯 복잡하지 않아서인지 노모는 혼자서 벌써 집 앞 시찰? 까지 다녀오신 참이라 하니...
아침은 질부의 도움으로 그곳 스타일에 맞게 땅콩버터와 함께한 식빵과 오트밀 그리고 어제 장 봐온 사과를 곁들여 가벼운 듯 든든한 아침을 먹었다.
오전에는 로토루아 호수 나들이를 계획했다. 신나는 일이다.
사실 처음 뉴질 방문을 계획했을 때만 해도 엄마와 나는 일주일가량만 머물 계획이어서 K가 22일 일요일과 25일 크리스마스에만 우리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곳은 크리스마스 기점으로 약 2주간 휴가가 진행되어 우리와 계속 놀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와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 덕분에 우리는 좀은 여유롭게 기간 안에 할 수 있는 만치 뉴질랜드를 보게 되었다.
땅이 넓고 자연이 잘 보존된 나라여서 그런지 로토루아 호수까지 한참을 달려가야 했고 가는 길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우리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저~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라는 노래가 저절로 나오게 만드는 풍광이었다.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졌다는, 북섬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라는 로토루아 호수는 참으로 평화로운 곳이었다. 끝이 잘 보이지 않는 넓은 호수를 배경하여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산책하며 휴식할 수 있게 조성된 데크길에는 휴식 나온 현지인들과 여행 중인 외국인들이 조화를 이뤄 자연스러운 그림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참 좋았다. 아이들을 위한 대형 놀이터 또한 우리 지역에서는 보지 못한(물론 나만 못 본 것일 수도 있겠지만..) 색다른 놀이기구들이 동심을 유혹하고 있었다.
‘미운오리새끼’를 생각나게 하는 블랙스완을 그곳에서 만나기도 했고 말로만 듣던 수상비행기가 출발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넓은 공원 곳곳에서 처음 보는 식물들 앞에서 언니와 나는 네이버 렌즈를 들이대며 식물들마다의 관등성명을 밝혀보려 애썼던 기억이 난다. 물론 돌아서면 잊어버리게 되는 이름들이지만 말이다.
그곳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지금 다시 보아도 속이 뻥 뚫리는 느낌.
시원하고 온화한 풍광이 다시 오라고 유혹하고 있다.
휴가기간이라 문 닫은 가게도 많아서 점심은 P의 제안에 따라 ‘KOREAN CHICKEN-Dak.Jib’ 이름의 가게에 들어갔다. 예상대로 한인이 운영하는 가게였다.
여사장님으로 뉴질랜드에 터 잡은 지 20년이 훨씬 넘었다고 했던 것 같다.
여러 가지 가게를 해서 경제적 안정을 이룬 교민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우리가 주문한 양보다 플러스 알파를 추가해 주신 닭집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
걷기를 좋아하는 나는 동네도 궁금하고 해서 조금 빨리 가게를 나와서 나를 할머니로 만든 갓난아기(B)를 유모차에 태워 여러 블록으로 조성된 상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평소라면 행인들도 많을법한 거리에 간간이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셔터가 내려진 가게들만 보였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은 사람들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 였다.
우리가 선택한 다음 장소는 호수에서 그리 멀지 않은 레드우드숲.
차에서 내려 숲을 한참을 올려다본 것 같다.
그곳에는 우리나라의 소나무보다도 훨씬 키가 크고 튼실한,
거대한 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하게 이웃하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목숨을 바친 뉴질랜드 병사들을 기리기 위하여 공수받은 캘리포니아산 레드우드라고 하는데, 뉴질랜드의 풍부한 강수량과 좋은 토질, 일조량 덕분에 우리나라보다 20배가량 빠르게 성장하여 이렇게 울창한 숲을 만들었다고 하니 가히 놀랄 뿐이다.
아바타 영화 같은 SF나 판타지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고 하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집으로 돌아 기기전 K가 재미있는 곳을 소개해준다고 해서 들른 곳이 쿠이라우 공원이었다.
로토루아 시민들이 많이 가기도 하지만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단다.
우리가 갔던 때는 레드우드숲에서부터 약간의 이슬비가 내려서인지 쿠이라오 공원이 붐비지는 않았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무료 지열 족욕탕을 지나칠 수가 없었다.
족욕을 하는 동안 이슬비도 그쳐서 공원을 둘러보았다.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생생한 지열 활동을 볼 수 있었다.
진흙사이로 부글거리는 미니 온천부터 저수지만 한 온천까지. 100도가 넘는 간헐천으로 공원에 온기와 유황냄새가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족욕은 관문이었을지도.
또 하나 놀란 것은 그런 열기 속에 꽃 정원이 조성되어 있는 모습이 아이러니로 다가왔었다.
다양한 종류의 꽃들과 이색 식물들 그리고 끓어 넘치는 온천수들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쿠이라우 공원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우리는 집 근처에 있는 울워스 마트에 들렀다. 뉴질 3대 대형마트 중 하나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대형 이마트쯤으로 생각하면 될듯하다. 누구나 마트 구경은 재미있어할 것 같다.
더군다나 타국에서 그들은 뭘 먹고 사는지 어떤 물건들을 파는지 궁금도 했던 것이다.
물론 중간에 언급했던 것처럼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듯 먹는 것 또한 별반 다르지는 않았다.
우리는 이르게 저녁을 먹고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자연스럽게 와인잔이 놓이고 하루를 즐겁고 안전하게 보낸 것에 대해 감사의 의미로 서로 잔을 부딪혔다. 우리와 다른 문화 속에 사는 뉴질 교민 부부의 의견에 따라 서로 각자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막상 하려고 해도 쑥스러움이 앞서서 생각 못했던 그런 대화의 시간을 그곳에서 가졌다. 모두 처음에는 쭈뼛쭈뼛했으나 한 사람씩 이야기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기분 좋은 ‘잘난 척’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이글에서는 우리 질부를 자랑해보려고 한다. 그녀는 그림을 잘 그린다.
본인이 사용할 달력을 직접 제작하여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예전에 모 교복사의 디자인 공모에 선정되기도 했을 뿐 아니라 지역신문사 신문 삽화에 장기간 참여하기도 했단다.
그리고 유명 모 여자 연예인의 인스타에서 빨간 원피스 입고 찍은 그녀의 모습이 너무 예뻐서 그림을 그려 인스타에 올렸더니 연예인 매니저 측에서 연락이 와서, 그 그림을 넣은 손거울을 만들어 선물 받기도 했단다.
실제 그 연예인이 그 손거울 사용하는 유튜브 영상을 올린 적이 있어서 그날 함께 그 영상을 보며 신기해하기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가 갔던 그즈음에 질부는 다니는 직장의 유튜브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실제 우리가 뉴질 입국 시 비행기 내려서부터 입국심사 종료까지 질부가 올린 유튜브 영상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통과하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장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또 하루를 추억 속으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