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방문기 Ⅵ

어플이고 뭐고~~, 영어는 내 입으로 말할 줄 알아야 돼!!

by rael

뉴질 3일 차 (2024. 12. 23일)

아침을 빨리 열게 되니 하루를 좀 더 길게 쓸 수 있었다.

여름이라 하지만 우리네 가을 같은 여름 체감이었다.

오늘은 등산을 하기로 했다. 섬은 아니나 둥근 섬처럼 생긴 망가누이산.

‘mauao’ 라 부르기도 하고 ‘mount maunganui’라고도 한단다.

마오리족이 신성시하는 산이기도 하고 뉴질랜드 역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산이라고 했다.

08시도 되기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한낮과 같은 모습이었다.

이미 하산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우리처럼 등산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해변 주변으로는 해수욕을 하거나 보트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볐다.

남성들은 상의를 탈의하고 저마다의 문신을 뽐내고, 여성들은 꽉 끼는 타이즈와 탑으로 실루엣을 드러내고 있지만 누구도 그것을 의식하지 않았다. 다만, 그런 문화에 익숙치 않은 우리만 놀랄 뿐.

힘듦을 잊게하는 장관~~

망가누이 산은 230m 정도의 야트막한, 작은 산이지만 산맥 없이 나 홀로 산으로 사방 어느 곳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산이었다. 정상에서만 볼 수 있는 끝없이 이어진 해안선과 망가누이 시가지,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 떼들... 11시간 비행의 힘듦을 잊게 하는 장관들이었다.

등산을 마치고 우리는 노천카페에서 브런치 식사를 했다.

물론 아기가 있어서 안쪽으로 자리 잡긴 했지만,

온전히 그들의 자유롭고 평화로운 문화가 내 안으로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오후에는 집 근처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겼다. 바다 앞 쪽은 얕아서 어린 아기들도 놀 수 있어서인지

현지인들이 아기들과 해수욕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열망하던 외국인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본인을 마오리족이라고 소개한 60대의 쾌활한 여성.

나는 손짓, 발짓하는 바디랭귀지와 어플로 대화를 나누긴 했으나 역시 영어는 내 입으로 잘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한 날이었다.

함께 사진을 찍고 주소를 받았다. 전화번호를 공유하려고 무심코 내 번호를 그녀의 전화기에 누르다 멈칫했다. 요즘 전화로 생길 수 있는 위험이 너무 많아서 전화번호는 펜팔로 친구가 되면 공유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저 멀리 망가누이 산이 보인다.

그녀와 헤어진 후 우리 세 모녀는 걸어서 도시를 구경하는 뚜벅이가 되어 타우랑가 해안선을 따라 걸었다.

넓은 땅에 형성된 주택가에는 높아도 3층, 대부분 1-2층 주택이었다.

우리네는 집 앞에 나가면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인 곳이 태반인데 비해, 그곳은 땅이 넓어서인지 집집마다 집 앞에 잔디밭 한 줄, 인도 한 줄. 인도 옆에 넓은 잔디밭을 또 조성해 놓고 그 옆으로 도로가 만들어진 광경은 참 인상적이었다.

약 1.7km를 걸어서 쿨림 공원에 도착했다. 공원에 도착할 쯤에 이슬비가 내렸다.

우리는 당황해서 비를 피할 그 무엇을 찾았지만, 그들은 느긋하게 하던 일 그대로 하고 있었다.

보트를 타려고 준비하는 사람은 그대로 보트를 손질하고 있었고,

어느 부부는 이슬비에 개의치 않고 아이들이 뛰어놀게 두며 그들만의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구글 지도를 동무삼아 주택가 안쪽으로 투어 했다.

휴가기간이라 대체로 문 닫은 가게들이 많았고 사람 사는 곳은 똑같다는 인식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긴 했지만, 다른 하나는 언니의 말대로 길거리가 너무 깨끗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도로를 건넘에 있어서도 운전자의 안전운전도 기본이었지만,

횡단보도 앞에 서 있기만 해도 차량이 멈춰주는 등 보행자가 참 많이 배려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는 그런 현지인들 모습에 연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뉴질랜드행 비행기 안에서 외국인에게 실망한 것은 온데간데없이 언니는 서양코쟁이들을 찬양(?)하다가

사대주의 사상 아니냐는 우리의 놀림을 많이 받았다.


크고 작은 생활문화의 차이를 많이 느꼈던 또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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