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하는 즐거움.
뉴질 4일 차 (2024. 12. 24일)
많아 보이던 날들이 하루씩 밀려나면서 4일 차 오늘을 맞았다.
오늘은 작정하고 관광을 하기로 했다. 간단하게 아침을 요기하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처음 가기로 한 장소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넓다는 타우포에 있는 타우포 호수.
서울시보다 더 큰 면적의 호수라 하니 가히 상상이 가지 않았으나 막상 타우포 호수를 마주하니 드넓은 바다를 보는 느낌이었다.
푸른 하늘과 파란 호수를 배경으로 그 앞쪽으로는 관광객들을 위한 카페 등의 편의시설과 휴식공간들이 잘 마련되어 있었다.
그에 맞게 휴식 나온 많은 가족들과 여러 단위의 관광객들의 풍경은 참으로 평화로웠다.
노천카페에서 브런치와 커피, 그리고 그곳의 공기를 함께 들이마시며 우리도 관광객으로 그 풍경에 합류했다.
타우포 호수가 주는 재미난 풍경이 하나 있었다. 홀인원 챌린지.
호수 저만큼에 홀컵 플랫폼을 띄워두고 많은 도전자들은 그곳을 향해 골프 스윙을 한다.
골프공의 개수에 따라 금액을 다르게 지불하고 홀인원 성공 시에는 만 달러의 (우리 돈 팔백만 원을 상회하는)
뉴질랜드 달러 상금을 받게 되는 그 챌린지는 골프를 좀 해봤다 하는 사람들에게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싶은 달콤한 유혹이었다. 흔들림은 작다지만 호수에 떠있다 보니 홀컵은 자잘하게 계속 움직였다.
그럴수록 도전자들의 욕망은 더 크게 자극되는지 몰려들었다.
움직이는 홀컵을 향해 스윙을 해보지만 홀인원이 쉽지는 않았다.
물속으로 떨어지는 공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광경이라 한참을 구경했었다.
상금을 받았다는 사람들도 있었다고는 하나 직접 보지 못했으니 믿거나 말거나.
우리가 다음으로 갔던 곳은 타우포에 있는 후카 폭포였다.
뉴질랜드는 땅이 넓어서인지 어느 곳으로 이동하든 이동거리가 길기도 했지만,
아름다운 자연 풍광 덕분에, 놀라는 사이에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후카 폭포는 와이카토 강이 폭포를 이루며 빠른 유속으로 장관을 연출한다고 하는데
에메랄드 빛의 폭포는 신기함 그 자체였다. 마오리어로 후카는 거품이라고 한다.
그 이름답게 빠른 유속은 거품을 만들어 내며 보는 이들의 눈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후카 폭포에서는 제트보트를 이용한 스릴 넘치는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도 있고 47m 높이의 워터 터치 번지 점프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우리가 갔던 위치에서는 체험자들은 볼 수 없어 아쉽긴 했다.
오후에는 유황냄새 가득한 로토루아 '와이오타푸'에 들렀다.
뒷동산 트레킹 하는 정도의 수준이라 해도 제법 오름길을 걸어야 하기에 노모의 보행이 걱정되긴 했으나.
우리의 관람에 민폐가 될까 더 많이 걱정하는 노모를 안심시키며 우리의 걱정을 묻었다.
물론, 나중에 보니 걱정했던 것보다 더 안전하고 더 즐겁게 신비로운 신세계를 잘 투어 하게 되어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하나의 단어로 정의되기 어려운 곳.
화산 활동으로 가열된 다채로운 색상의 온천수가 있는 지열 지대. 인기 관광 명소라고 한다.
신성한 물이라는 뜻을 가진 와이오타푸는 그 이름만큼이나 온천수가 주는 비현실적인 풍경에 신비로움까지 주고 있었다.
지구상에 이런 곳이 있나 싶을 만큼 다른 세계를 느끼게 해 준다.
부글거리는 분화구, 산화된 광물로 인해 다채로운 색깔들을 연출하는 간헐천,
그 뜨거움 속에서도 그곳의 환경대로 진화하며 생존하고 있는 식물들 모습은 살아 움직이는 지구의 활동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나 싶었다. 한 권의 과학책을 탐독한 듯.
제대로 관광을 한 하루였다.
오늘의 관광일정을 마치고 귀가하는 우리의 수다는 끝이 없었다.
그리고, 그날의 내일은 크리스마스였다.